[현장리포트] ‘학폭 논란 직격타’ 흥국생명 선수들은 이를 악물었다

입력 2021-02-16 19: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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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2020-2021 도드람 V리그\' 인천 흥국생명과 화성 IBK기업은행의 여자부 경기가 열린다. 흥국생명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교폭력과 관련해 무기한 출장정지 처분이 내려진 가운데 흥국생명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흥국생명-IBK기업은행의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맞대결을 앞둔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은 경기 전부터 엄청난 취재진으로 붐볐다. 흥국생명 이재영-다영(25) 쌍둥이 자매가 과거 학교폭력(학폭) 논란에 따른 징계를 받은 뒤 첫 경기였기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사전 취재신청을 한 인원만 80명에 달할 정도였다.

이재영-다영은 15일 흥국생명 구단으로부터 무기한 출전정지, 대한배구협회로부터 국가대표와 지도자 자격 박탈의 중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날 많은 취재진이 현장에 몰린 이유다. 승점 1만 추가해도 흥국생명의 ‘봄 배구’ 진출이 확정되는 상황임에도 시선은 다른 쪽으로 쏠렸다. 일찍부터 현장에서 대기 중이던 흥국생명 관계자들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고, 연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경기 전 배포하는 선수단 소개 자료에도 이재영-다영 자매의 이름은 빠져있었다.

오후 5시가 조금 넘어 경기장에 도착한 흥국생명 선수들은 간간이 웃음을 비치기도 했지만, 가라앉은 분위기를 완전히 감추진 못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코트를 뛰고 스트레칭을 하면서도 다소 무거운 발걸음이 느껴졌다. 주장 김연경은 리베로 도수빈과 함께 몸을 풀었다. 굳은 표정으로 공에서 눈을 떼지 않으려 했다. 간간이 도수빈에게 하이파이브를 건네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애썼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처음(사건이 불거졌을 때)과 비교해 그나마 분위기를 많이 추슬렀다”고 말했다.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2020-2021 도드람 V리그' 인천 흥국생명과 화성 IBK기업은행의 여자부 경기가 열린다. 흥국생명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교폭력과 관련해 무기한 출장정지 처분이 내려진 가운데 박미희 감독이 인터뷰도중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경기 전 취재진 앞에 선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먼저 “어떤 이유로든 (학폭은) 용납되지 않는다.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 죄송하다.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져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며 “선수들 모두 열심히 해왔고,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애초 설정했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뛰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장(김연경)이 선수들을 잘 이끌고 있다. 시즌 내내 모두가 노력한 만큼 흔들리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훈련을 할 순 없었지만, 그와 별개로 프로답게 준비했다. 선수들도 모두 프로”라고 말했다. IBK기업은행 김우재 감독도 지금의 상황을 두고 “(침체된) 분위기에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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