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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최용제-장승현-신창희-장규빈(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확실한 주전 포수가 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팀에 엄청난 전력상승 요인이다. 그러나 144경기 체제의 장기 레이스에서 포수 한 명만으로 버티기는 어렵다. 주전 포수의 체력부담을 덜어줄 백업 자원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지난해에도 베테랑 정상호(은퇴)와 최용제, 장승현 등이 번갈아 박세혁의 뒤를 받치며 체력부담을 줄여줬다.
올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백업 포수로 낙점된다는 것은 즉 1군 진입을 의미하기에 경쟁이 무척 치열하다.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진행 중인 1차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포수 5명 중 주전 박세혁을 제외한 최용제(30), 장승현(27), 신창희(25), 장규빈(20)의 4명 모두 1군 한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일념으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17일 “(백업 경쟁을 하는) 포수들이 각자 장단점이 뚜렷하다”고 진단하며 지금의 경쟁체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들 중 장승현과 최용제는 이미 1군을 경험했다. 장승현은 수비, 최용제는 공격에 강점이 있다. 장승현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1군 78경기에 출장했고, 최용제는 지난해 28경기에 나서며 눈도장을 찍었다. 마스크를 쓴 경기에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성공체험을 한 것도 값진 자산이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신창희, 입단 2년차 장규빈에 비해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긴장을 늦출 순 없다. 신창희와 장규빈의 기량도 부쩍 향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신창희는 김 감독이 “이전과 비교해 모든 면에서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칭찬할 정도다. 1군 캠프를 통해 확실히 눈도장을 받고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 같은 ‘건강한 경쟁’은 두산이 포수왕국으로 통하는 이유 중 하나다. 박세혁도 “상위권 팀들은 백업도 강하다”며 “나도 젊은 선수들과 함께 성장하며 팀이 강해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천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