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경기도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의 2021 스프링캠프에서 페르난데스(오른쪽)가 격리를 마친 뒤 실내훈련장에서 미란다와 장난을 치고 있다. 사진제공 | 두산베어스
페르난데스는 KBO리그 3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2019년 197안타, 2020년 199안타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전 경기 출장과 3할 타율, 최다안타 타이틀을 거머쥔 그는 올해도 두산 타선의 핵심이다. 실력뿐 아니라 팀을 위하는 자세도 합격이다. 17일에도 식사를 마친 뒤 “(김)재호”, “(김)재환” 등 동료들의 이름을 부르며 친화력을 보여줬다. 취재진 앞에선 “14일간의 자가격리 기간이 생각보다 길게 느껴졌는데, 동료들을 만나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는 올해도 든든한 지원군과 함께한다. 쿠바 출신 새 외국인투수 아리엘 미란다(31)가 주인공이다. 지난해에도 스페인어로 소통이 가능한 라울 알칸타라(일본 한신 타이거즈)와 함께하며 부쩍 말수가 늘었는데, 올해는 아예 쿠바 출신 친구를 만난 것이다. 미란다가 방송사 인터뷰를 위해 카메라 앞에 서자 함께 포즈를 취하는 여유도 보였다.
페르난데스는 “미란다의 존재는 내게도 큰 도움이 된다. 아시아무대에서 3시즌을 뛰어본 선수다. 한국무대에 순조롭게 적응해서 나와 함께 두산에서 오랫동안 뛰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쿠바에서도 미란다와 알고 지냈다. 미란다는 경험이 굉장히 많은 투수고, 일본과 대만에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한국에서도 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르난데스는 올해 처음으로 ‘계약다운 계약’을 했다. 2019년(총액 70만 달러)과 2020년(90만 달러)에는 보장액이 계약 총액의 절반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는 총액 110만 달러 중 8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연봉 60만 달러)가 보장액이다. 2년간 꾸준히 자기 몫을 해낸 만큼 구단 입장에서도 확실히 대우했고, 페르난데스의 동기부여도 커졌다.
그는 “항상 이전 시즌보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국에 왔다”며 “우승 반지가 하나 더 필요하다. 올해는 꼭 우승 반지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덧붙여 “개인적으로는 홈런도 더 많이 치고, 올해 3번째 도전이니 200안타도 꼭 달성하고 싶다. 정규시즌 개막까지 시간이 조금 남았으니 열심히 훈련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표정과 목소리에 여유가 묻어났다.
이천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