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0만 달러 간다” vs “최악의 거품”

입력 2021-02-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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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5만 달러 찍은 ‘비트코인’…암호화폐 전망은?

16일 美뉴욕 거래소 5만 달러 돌파
테슬라 비트코인 투자 소식 기폭제
대형 금융사들도 자산 인정 잇따라
“가격 변동 심해 신중히 접근해야”
암호화폐의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이 5만 달러(약 5500만 원)를 돌파하며 역사적 신고가를 새로 쓴 가운데,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트코인은 16일 오전 미국 뉴욕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5만584달러를 기록하며 5만 달러를 돌파했다. 국내에서도 16일 오후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5520만 원대를, 업비트에서 5550만 원대를 기록했다. 17일 오전에는 다소 내려 빗썸에서 5468만 원, 업비트에서 5465만 원에 거래됐다. 암호화폐는 거래소 단위로 거래가 이뤄져 거래소별로 거래 가격이 조금씩 다르다. 가격이 내린 것은 5만 달러를 돌파하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비트코인 가격 급증은 기관투자자들의 잇따른 시장 진입 때문이다. 테슬라가 15억 달러(약 1조6519억 원)의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한편 전기차 거래를 비트코인으로 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 기폭제가 됐다. 또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정보기술 업체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비트코인을 사기 위해 6억 달러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월가의 대형 금융사들이 잇따라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도 호재다. 뉴욕멜론은행은 고객이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을 보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부를 신설했다. 마스터카드도 결제시스템에 암호화폐를 일부 포함할 계획이다.

상황이 이렇자 비트코인의 제도권 편입 기대감이 이어지며 10만 달러(약 1억1100만 원) 도달도 가능하다는 낙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17년 말 2만 달러에 육박하다 2018년 3000달러대로 80% 이상 폭락 당시에는 주로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을 견인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과거 급등락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관과 개인이 나란히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는 쌍끌이 랠리를 펼친다는 것. 기관의 뭉칫돈이 암호화폐 시장에 유입돼 미래사용 가치에 대한 의문을 일정 부분 해소한 덕에 개인투자자가 추가로 더 몰렸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 급증에 비해 추가 채굴 시간이 걸려 수요와 공급 사이의 불일치가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정보기술 기업들이 포문을 열고 굴지의 금융사들도 뛰어들었다. 향후 기관투자자들의 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제도권 편입 및 자산군 편입 기대감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비트코인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한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비트코인의 실질적 가치와 미래에 대한 의구심이 걷히지 않아 3년 전 폭락 사태를 거울삼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비트코인은 최악의 거품이며 저금리 시대 큰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투기판이 됐다는 회의론과 함께, 가격 변동성이 심하고 규제 리스크도 커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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