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시청률 변화로 본 학교폭력 스캔들의 영향은

입력 2021-02-18 10: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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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은 V리그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최근 V리그 이미지에 부정적인 뉴스가 넘쳐나는 가운데 안방 시청자들이 학교폭력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짐작할만한 구체적 수치가 나왔다. 지난 10일 이재영-다영 자매의 학교폭력이 처음 폭로된 이후 이들의 소속팀 흥국생명 경기의 시청률 변화가 판단의 자료다.



흥국생명은 1월 31일 현대건설과의 5라운드 첫 경기에서 풀세트 혈투 끝에 2-3으로 졌다. 공교롭게도 이 경기의 시청률은 V리그 역대 정규리그 가운데 케이블TV 시청률 신기록을 세웠다. 닷새 뒤에 벌어졌던 2월 5일 GS칼텍스와의 경기는 쌍둥이 자매가 코트에서 함께 플레이를 한 마지막 경기가 됐다. GS칼텍스가 무기력한 흥국생명을 상대로 3-0 완승을 거둔 날이었다. 케이블가구 시청률은 1.55%, 가구시청률은 1.51%였다.

현재 한국배구연맹(KOVO)은 케이블가구 시청률과 가구시청률 가운데 케이블가구 시청률을 판단의 근거로 삼는다. 일방적으로 흥국생명이 밀리는 바람에 김빠진 맥주처럼 박진감이 떨어졌다. 일찍 경기가 끝나서인지 시청률도 그리 높지는 않았다. 참고로 지난해 11월 11일 두 팀의 시즌 첫 매치업 때는 케이블가구 시청률 1.99%, 가구시청률은 1.76%를 찍었다.

학교폭력이 대중에게 공개되고 자매가 팀을 떠난 가운데 벌어졌던 11일 도로공사와의 원정경기는 각각 1.64%와 1.44%를 기록했다. 목요일이지만 설 연휴의 시작으로 오후 4시에 벌어졌던 경기다.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여자부 최단시간인 1시간8분만에 경기를 끝냈다.

흥국생명-도로공사전은 전통적으로 시청률이 잘 나오는 흥행카드였다. 두 팀은 지난 시즌 5라운드 맞대결에서 여자부 최고시청률 기록을 세웠다. 1.67%를 기록했던 당시 경기는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전을 마치고 돌아온 이재영이 부상으로 빠진 흥국생명이 7연패, 도로공사가 4연패로 허덕이던 때였다. 5세트 혈투가 벌어지면서 시청률이 잘 나왔다.



16일은 쌍둥이 자매가 빠진 뒤 2번째 경기였다. 흥국생명이 이번 시즌 한 팀 최소득점(41득점)의 수모를 당하며 처참하게 무너졌던 IBK기업은행전 시청률은 1.46%, 1.36%였다. 흥국생명이 최근 3연패였고 IBK기업은행은 흥국생명에게 시즌 4경기 모두 0-3으로 졌던 터라 결과가 궁금했던 날이었다. 80명의 취재진이 경기장에 모이는 등 관심이 컸지만 결과는 씁쓸했다. 쌍둥이 자매의 공백 탓인지 흥국생명은 갈수록 경기력이 나빠지고 있다. 덩달아 시청률도 조금씩 내려가는 추세다. 이 변화가 어떤 의미인지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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