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미란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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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의 마지막 좌완 외국인투수는 2013시즌 10경기(1승1패)만 소화하고 퇴출된 게릿 올슨이었다. 그 뒤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 좌완투수는 한 명도 없었다.

두산의 좌완 외국인투수 성공사례는 게리 레스가 마지막이다. 2000년 팀의 첫 외국인 좌완투수였던 마이크 파머는 27경기에서 10승9패, 평균자책점(ERA) 4.54의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2002년 처음 두산 유니폼을 입은 레스는 그해 31경기에서 16승8패, ERA 3.87을 기록했고, 2004년에는 29경기에서 17승8패, ERA 2.60의 성적을 거두며 좌·우완을 막론하고 팀의 대표적인 외국인투수 성공사례로 남았다.

그러나 레스 이후 두산에 합류한 좌완 외국인투수들은 신통치 않았다. 2009년 크리스 니코스키(19경기 4승8패·ERA 3.78)와 후안 세데뇨(28경기 4승7패1홀드·ERA 5.70), 2010년 레스 왈론드(29경기 7승9패·ERA 4.95)와 올슨 모두 아쉬움을 남겼다.

2021시즌 새롭게 한국무대를 밟은 쿠바 출신 아리엘 미란다(32)에게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레스 이후 전무했던 두산의 좌완 외국인투수 성공사례를 재현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미란다는 메이저리그(ML)에 데뷔한 2016년부터 꾸준히 선발로 뛰었다. ML(볼티모어 오리올스~시애틀 매리너스) 통산 44경기 중 40경기에 선발로 나섰고, 일본프로야구(소프트뱅크 호크스 26경기)와 대만프로야구(중신 브라더스·25경기)에선 선발로만 등판했다. 그만큼 경기운영능력을 검증받았다는 의미다. 타자들이 투수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일본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점은 기대를 키우는 요소다. 울산 2차 스프링캠프에서 진행한 첫 불펜피칭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미란다는 아시아무대에서 오래 뛰었다는 점이 플러스 요인”이라며 “빠른 적응이 관건이다. 적응만 잘하면 무리 없이 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같은 쿠바 출신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라는 조력자가 있기에 적응에는 큰 문제가 없을 듯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