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누구 품에 안길까?

입력 2021-03-04 15: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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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후보군 윤곽…카카오부터 신세계, 롯데까지
이달 중순 예비입찰…인수 시 단숨에 업계 2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 예비입찰을 앞둔 가운데, 유통 대기업부터 플랫폼 사업자, 사모펀드까지 다양한 인수 후보군들이 투자 설명서를 받아갔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 강자인 카카오와 유통공룡 신세계, 롯데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떠오르면서 관심이 모아진다.

이베이는 한국법인을 통해 G마켓과 옥션, G9 등의 온라인쇼핑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2001년 옥션을 인수하며 국내 시장에 발을 들였고, 2009년에는 G마켓을 사들이며 업계 1위로 부상했다. 네이버 쇼핑 부문과 쿠팡의 성장으로 현재는 거래액 기준 3위로 내려앉았지만, 국내 전자상거래(e커머스) 전문 기업 중에는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알짜 기업이다. 2019년에도 영업이익 615억 원을 기록하며 15년 연속 흑자를 냈다.

카카오와 신세계, 롯데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국내 e커머스 시장의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예상 매각금액은 약 5조 원으로 비교적 높지만, 카카오나 신세계, 롯데 입장에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은 아니다.

최근 커머스 분야에서도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는 카카오는 최대 맞수인 네이버와의 경쟁을 위해 이베이코리아가 필요하다. 카카오 관계자는 인수 건과 관련해 “검토하고 있다. 다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커머스 사업은 자회사 카카오커머스가 담당하고 있다. 카카오톡을 이용한 선물하기가 주력이고, 주문생산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도 운영 중이다. 시장에선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연 거래액을 약 3조 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네이버의 약 27조 원을 넘보기에는 힘에 부친다. 카카오가 거래액 약 20조 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단숨에 쿠팡(약 21조 원)을 넘어 네이버를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상품 소싱 노하우에 카카오톡의 플랫폼 영향력을 더할 경우 적지 않은 시너지도 기대된다.

신세계·롯데 등 유통공룡도 관심
신세계와 롯데 등 유통 대기업의 참여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양사 모두 “이베이코리아 투자 설명서를 받은 것은 맞지만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할지에 대해서는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먼저 미래 먹거리로 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을 키우고 있는 신세계의 관심이 높다. 지난해 SSG닷컴의 거래액은 3조9000억 원 규모로 라이벌 롯데온(7조6000억 원)의 절반 수준이자 네이버와 쿠팡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안으면 거래액이 24조 원 규모가 돼 단숨에 네이버에 이은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SSG닷컴은 지난해 상품 구색 강화를 위해 오픈마켓을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SSG닷컴 대표를 겸임하면서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오픈마켓 모델을 고심했던 만큼 오픈마켓 사업자의 대표격인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의 경우 지난해 7% 성장에 그치며 부진한 롯데온을 정상 궤도로 올리기 위한 방안으로 외부 전문가 영입과 함께 이베이코리아 인수라는 과감한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과거 티몬이 매물로 나왔을 때 인수를 검토한 바 있는 만큼 이번 인수전 참여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데 힘이 실린다.

대형마트 홈플러스를 소유하고 있는 MBK파트너스의 인수 가능성도 있다. 오프라인 매장 기반인 홈플러스가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온·오프라인 연계를 노릴 수 있다. 특히 홈플러스의 오프라인 물류망에 오픈마켓 플랫폼을 덧붙일 경우 온라인 식품시장에서 막강한 파괴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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