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첫 방송된 MBN ‘소문난 님과 함께’(연출 윤세영)는 처음 합을 맞춘 3MC 남진, 김준호, 장영란의 인간적인 매력과 흥미진진한 ‘님’들의 사연이 기막히게 어우러지며 찐한 인생의 맛을 선사했다.
최근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강원도 묵호항에서 모인 세 MC는 아름다운 바다와 더불어 눈길이 닿는 곳마다 그림같은 동네의 풍광에 감탄했다. 도중에 만난 48년 지기의 찐친 시민들은 남진을 영접하고 옛 생각에 “오빠!”라며 포옹을 나눠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이들이 서 있는 ‘논골담길’이 골목, 골목마다 이야기가 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알려줘 동네 소문을 파헤치는 재미를 더했다.
MC들이 만난 소문난 첫 번째 ‘님’은 애로 사항이 많다는 ‘3년차 애로부부’였다. 키워드를 본 세 MC는 ‘애로’가 아닌 ‘에로’ 쪽으로 발칙한 상상을 해 폭소를 유발했다. 또한 주인공이 “동해에 와서 계속 애가 생기고 있다”고 하자 못내 아쉬움을 버리지 못한 김준호가 “그래서 에로부부?”라며 되물어 또 한 번 웃음을 부르기도 했다.
이어 세 사람은 항구로 가 싱싱한 해산물을 구경하며 ‘인생역전 홍선장’이란 키워드를 가진 두 번째 ‘님’을 만났다. 두 번째 ‘님’은 고향에 내려와 문어 잡이에 전념하던 도중 ‘전국노래자랑’에 나갔고 끝내 ‘인생역전’이란 노래로 가수 데뷔의 꿈까지 이룬 주인공이었다. 이때 남진은 인생 첫 문어 라면 영접에 폭풍 먹방을 보이는가 하면 자신과 듀엣이 소원이었다는 ‘님’의 소원을 흔쾌히 들어줘 흥겨움을 더했다.
세 번째 키워드 ‘세 번 죽었다 살아난 사나이’의 주인공은 효가리 마을에 있었다. 조선시대 효자 김겸의 효심을 기리기 위해 그의 호인 호가에서 따왔다는 마을답게 세 번째 ‘님’의 사연은 심금을 울렸다. 가족을 위해 돈을 벌다가 세 번이나 죽음의 고비를 겪고 살아난 ‘님’은 8년 동안 치매 어머니를 모셨다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내는 치매를 앓게 된 누님도 먼저 집으로 모시자고 했다고 해 장영란은 “두 분이 천사들이시다”며 눈물을 훔쳤고 김준호 역시 “이런 효심 얘기로 눈물이 나오는 건 처음”이라며 감동의 눈물을 토해냈다.
또한 “죽을 때까지 부끄럽게 살지 말자”고 맹세했다는 ‘님’이 시신 기증서까지 작성했다고 해 남진 역시 “만날 수 있는 게 영광이다”라며 진심으로 감복했다. 이어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것”이 소원이라는 ‘님’의 말 역시 시청자들에게도 따스한 온기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26년째 각방 생활’이란 키워드로 찾아간 ‘님’의 집에선 95세의 동네 최고령의 시어머니와 아내, 손자를 만났다. 사연은 남편이 어머니를 들여다보기 위해 거실에서 잠을 잔다는 효심 가득한 이야기였다. 이때 아내는 남편에게 종종 “뭐해? 자?”라는 아찔한(?) 유혹을 한다며 화끈한 입담을 자랑하는가 하면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노래를 꼽으며 개인 마이크까지 들고 와 박장대소케 했다. 그러면서도 누구보다 시어머니를 챙기는 며느리의 마음이 전해져 진정한 효자와 효부의 만남을 자랑, 보는 이들에게 뭉클함을 안겼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