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롤 모델 쫓던 소년이 누군가의 롤 모델로…훌쩍 큰 NC 심장

입력 2021-03-24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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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션도, 체형도, 성장 과정도, 스타일도 비슷했다. 나성범(32·NC 다이노스)의 롤 모델은 어린 시절부터 추신수(39·SSG 랜더스)였다. 마냥 멀게만 느껴지던 우상은 어느새 한결 가까워졌다. 이제 나성범을 보며 꿈을 키우는 이들도 늘었다. 롤 모델을 쫓던 소년에서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된 것이다.



빠른 공으로 무장한 좌완투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이력은 물론 5툴 플레이어로서의 재능까지. 나성범은 추신수와 많이 닮았다. 인연의 시작은 2014년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이었다. 당시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떠나던 NC 선수단은 공항에서 환승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추신수와 스케줄이 겹쳤다. 나성범은 일면식도 없던 추신수에게 다가가 인사했다. 그 인연은 지난 20일 저녁 식사 자리로까지 이어졌다. SSG는 20~21일 이틀간 창원 시범경기 일정이었는데, 20일 경기가 우천취소되자 나성범은 자신의 집에 롤 모델을 초대했다.

최근 만난 나성범은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원래 이맘때엔 바다 건너 계셔야 할 분 아닌가”라고 웃은 뒤 “나뿐 아니라 야구계 모든 후배들, 그리고 팬들까지 좋은 볼거리가 될 것이다. 특히 같은 팀 후배 입장에선 루틴 하나하나까지 배울 점이 참 많을 것”이라며 들뜬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나성범이 추신수를 보며 그랬듯, 나성범을 보며 꿈을 키우는 후배들도 여럿 있다. 팀 후배 박시원(19)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로 NC에 입단한 박시원은 퓨처스리그에서 줄곧 외야수로 기용되며 기대를 모았다. 박시원도 롤 모델로 나성범을 꼽았다. 나성범은 캠프 기간 박시원을 따로 불러 밥을 사주는 등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때 나성범은 박시원에게 “남들 하는 만큼 똑같이 해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시원은 이를 가슴에 새긴 뒤 지금까지 이를 악물고 ‘나머지 운동’ 삼매경이다.



나성범은 “누가 날 롤 모델로 삼는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열심히 살았구나’라고 느낀다. 단지 야구를 잘하기 때문에 닮고 싶은 것은 아니다. 내가 (추)신수 선배님을 롤 모델로 삼은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지금까지 헛되게 살진 않은 것 같다”며 뿌듯함을 숨기지 못했다.

나스타, 나단장 등의 별명이 있지만 ‘NC의 심장’이라는 말만큼 어울리는 수식은 없다. 나성범도 “팬들이 그렇게 불러주시는 걸 알고 있다. 무한한 영광이다.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심장이라는 단어에 걸맞게 야구장 안에서는 물론 밖에서의 행동도 책임감 있게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아무 것도 모르던 대졸 신인에서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는 사이, NC의 심장은 한층 두꺼워지고 단단해졌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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