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나의 독립 “남의 삶을 살 것인가, 독립된 존재로 살 것인가”

입력 2021-05-02 15: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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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독립
(강병인 글·글씨 | 글꽃)

독립운동가의 시와 말씀 서른네 점을 글씨예술가 강병인이 작품으로 옮기고 설명한 책이다.
작가는 2019년, 3·1운동 100주년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의 시와 말씀을 글씨로 옮겨 순회 전시를 개최했다. 이때 전시했던 30 여 점의 시와 말씀을 작품으로 옮기는 과정을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문화의 힘’을 강조한 김구 선생, “씨앗이 땅을 들치고 올라올 때 제힘으로 올라오지 남의 힘을 빌리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씨앗을 강조한 이승훈 선생, 제 몸보다 나라사랑을 더 강조한 윤봉길 의사, “한글이 목숨처럼 귀하고 소중하다”는 최현배 선생의 말씀들은 말과 행동이 일치한 삶에서 나온 말이기에 살아있다.

글씨에는 힘이 있다. 글이 가진 뜻을 보이고 들리게 하는 것, 이것이 글씨의 힘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이 책에 소개된 서른네 점의 작품은 저마다 글이 가진 의미를 보이게 하여, 마치 독립운동가의 육성을 직접 듣는 듯 생생하다.

저자는 시와 말씀을 글씨로 옮기기 전 독립운동가의 삶을 살펴보고 글씨를 쓸 때의 감정과 작품에 임했던 태도 그리고 작품 속에 담고자 한 의미 등을 되짚었다. 무엇보다 시와 말씀 속에 들어 있는 뜻과 글자와의 관계, 글자의 구조 등을 살피고 제자원리에 따른 한글 쓰기의 방법론을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 세세하게 풀어 놓았다.
시와 말씀을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글씨가 일어나 말을 걸게 하기 위한 장치로서 글꼴과 구도를 작품마다 다르게 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거창한 조국애를 논하고 다시는 나라를 잃지 않기 위해 어찌 살아야 하는지를 말하지 않는다. 남의 생각을 빌리지 않고 오직 자신의 신념으로 원대한 꿈을 꾸고 그것을 실천한 혁신가들의 말씀이 독립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개인과 국가의 미래를 여는 창조적인 자원으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 영묵 강병인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한글서예를 시작했다.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90년대 말부터 서예와 디자인을 접목한 멋글씨, 캘리그래피를 개척해 한글 글꼴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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