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전북도 눌렀다! 수원, ‘백승호 더비’ 전주성에서 한풀이

입력 2021-05-09 18: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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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고승범.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1부) 수원 삼성이 활짝 웃었다. ‘천적’ 전북 현대를, 그것도 적지에서 눌렀다.

수원은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1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북을 3-1로 완파했다. 6승4무4패, 승점 22의 수원은 4위로 올라선 반면 올 시즌 14경기 만에 첫 패배를 안은 전북은 불안한 선두(8승5무1패·승점 29)를 지키게 됐다. 최근 4경기 연속 무승(3무1패)의 부진이다.

수원이 전북을 이긴 것은 2017년 11월 19일 이후 11경기만이다. 당시에도 전주 원정이었다. 이후 10경기 무승(2무8패)을 달리다 3년 6개월 만에 짜릿한 복수에 성공했다. 차이가 있다면 그 때는 전북이 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였고, 지금은 우승 경쟁이 진행 중이란 점이다.

안 그래도 껄끄럽던 두 팀의 관계는 과거 FC바르셀로나(스페인) 유스 유학 시절, 수원의 지원(3억 원)을 받은 백승호가 다름슈타트(독일)를 떠나 3월 전북 유니폼을 입은 뒤 더욱 악화됐다.

수원은 ‘K리그 복귀 시 무조건 수원 입단’의 약속을 어겼다며 약 14억 원의 합의금과 함께 법적 대응을 거론했고, 백승호측은 금액의 타당성과 유소년 육성 근간을 흔들었다는 수원의 주장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 질의를 준비했다. 그러다 양측은 4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오해를 털고 문제를 원만히 해결했다”고 발표했다. 3억~4억 원 선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앙금은 남았다. 이 경기는 전쟁이었다. 개막 무패로 선두를 달려온 전북도, 최근 2경기 무패로 상위권 진입을 노린 수원도 승리가 필요했다.

이날 왼쪽 날개로 선발 출격한 백승호는 공격 2선의 김승대와 적극적인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중원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측면에 있다가 어느새 전방 한복판으로 이동하며 폭넓은 움직임을 보였다. 중원에 6명을 배치시킨 수원 진영을 흔들라는 벤치의 지시를 잘 이행했다.

흐름은 팽팽했다. 전북이 전반 31분 쿠니모토를 투입해 변화를 줬다. 하지만 잘 풀리지 않았다. 좌우 측면의 불균형은 계속됐다. 오히려 잘 버틴 수원이 기회를 찾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김민우를 투입한 것이 결정적 승부수였다.

빠른 역습에 나선 후반 17분 정상빈의 중거리 슛을 전북 골키퍼(GK) 송범근이 막았으나 고승범이 밀어 넣었다. 사기가 오른 수원의 맹공은 계속됐다. 불과 3분 뒤 김민우의 도움을 정상빈이 추가골로 연결했다. 후반 26분에는 수원 왼쪽 윙백 이기제의 통렬한 중거리포가 터졌다.

전북은 후반 25분 백승호를 뺐고, 22세 이하(U-22) GK 김정훈까지 교체해 모 바로우, 구스타보, 이승기 등 교체카드 5장을 전부 활용했으나 후반 종료 직전 일류첸코가 페널티킥 만회골을 뽑는 데 그쳤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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