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브리핑] 역대 23세 이하 SV 2위 뚝심…LG 사령탑 감탄 “생각보다 더 성숙”

입력 2021-05-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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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고우석. 스포츠동아DB

아슬아슬한 1점차 리드. 제아무리 강심장인 마무리투수라고 해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기서 무너지며 시즌 첫 블론세이브의 아픔까지 겪은 마당에 자칫 트라우마로 이어질 우려까지 들었던 상황. 하지만 고우석(23·LG 트윈스)은 오히려 그 상황을 기다렸다. 류지현 감독도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고우석은 18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1-0으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삼진 무실점 퍼펙트 투구로 세이브를 따냈다. 불과 하루 전인 17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같은 상황에 등판해 0.2이닝 3안타 1볼넷 3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던 아픔을 씻었다.


삼성전 이전까지 고우석은 올 시즌 14경기에서 1패8세이브, 평균자책점 0.66으로 완벽투를 펼쳤다. 블론세이브 역시 한 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주무기인 시속 150㎞대 중반의 속구가 통타당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18일 경기 후 “오히려 같은 상황이 오길 기다렸다”고 밝힌 대로 이를 갈고 있었다. 드라마처럼 하루 만에 찾아온 기회. 고우석은 제대로 앙갚음했다.


류 감독은 19일 잠실 NC전에 앞서 “만약 고우석이 이틀 연속 실패했다면 선수는 물론 감독 입장에서도 그런 상황에 부담을 갖고 운영했을 것이다. 이겨내는 모습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팀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고우석의 강한 멘탈에 대해선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더 성숙하다. 그 나이에 마무리투수라는 자리가 부담스러울 텐데, 선수 스스로 이겨내고자 고민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가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받아서 움직이는 것과 스스로 방향성을 갖고 준비하는 건 다르다. 바람직하다”고 칭찬을 이었다.


고우석은 19일까지 통산 202경기에서 61세이브를 기록했다. 역대 만 23세 이하 세이브 최다 1위는 임창용(은퇴)의 98개. 고우석은 우규민(삼성 라이온즈·57개)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강한 멘탈이 필수인 클로저 자리. KBO리그 역사상 손꼽힐 정도로 젊은 나이에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아픔이 될 수도 있던 사이렌 소리는 하루 만에 다시 승리의 시그널로 제 위치를 찾았다. 고우석의 가장 큰 무기는 150㎞대 속구가 아닌 바로 이 뚝심이다.

잠실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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