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스타] ‘불혹의 중견수’ 김강민은 여전히 SSG의 핵심이다

입력 2021-05-23 17: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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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3회말 1사 1루에서 SSG 김강민이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린 뒤 동료의 환영을 받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SSG 랜더스 김강민(39)은 한국 나이로 마흔 살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공수 양면에 걸쳐 팀에 큰 힘이 되는 존재다. 넓은 수비범위와 체력을 필요로 하는 중견수 수비를 문제없이 소화하고 있다는 점은 팀 입장에서 엄청난 플러스다. SSG의 선두질주에는 그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김강민이 걸어온 길이 곧 SSG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 열린 SSG의 전신 SK 와이번스의 첫 번째 신인드래프트(2001시즌)에서 2차 2라운드(전체 18순위)에 지명 받은 뒤 단 한 번도 팀을 떠나지 않았다. 그만큼 팀에 애착이 강하다. 그러다 보니 SSG 체제로 새롭게 시작하는 올 시즌을 준비하는 마음가짐도 남달랐다. 아직 할 일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개막전부터 단 한 번도 1군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은 것이 김강민의 팀 내 입지를 설명한다. 베테랑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1군 한 자리를 보장하지 않는 게 최근의 흐름이다. 경쟁력을 보여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 김강민은 지난해 122경기에서 타율 0.253, 12홈런, 45타점을 기록한 데다 녹슬지 않은 수비를 뽐내며 가치를 입증했다. 2년차 최지훈의 성장과 추신수의 영입 등으로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올 시즌에도 그의 입지는 흔들리지 않는다.

23일 인천 LG 트윈스전에선 6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경기 출전이 규칙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언제든 출격준비를 한 결과다. 특히 3-0으로 앞선 3회 1사 1루서 터진 2점홈런(시즌 2호)은 경기 흐름상 사실상 쐐기포였다. LG 선발투수 앤드류 수아레즈의 시속 143㎞ 직구가 한가운데 몰리자 지체 없이 걷어 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도 125m를 찍었다. 5회 무사 1·3루선 욕심 부리지 않고 침착하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루주자 최정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1회(안타)와 5회 김강민의 타격 이후 추가점이 나오는 등 타선 연결에도 큰 힘을 보탰다.

마운드에선 2년차 선발투수 오원석(20)이 일을 냈다. 열아홉 살차 대선배가 공수에서 힘을 보태는 동안 오원석은 6이닝 5안타 2볼넷 6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데뷔 첫 선발승의 기쁨을 누렸다. 최고 구속 142㎞의 직구(41개)와 슬라이더(42개), 체인지업(12개), 커브(6개)를 섞어 총 101구를 던졌고, 스트라이크는 64개였다.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한 외국인투수 아티 르위키의 공백을 메울 대체자원으로 선발진에 합류했지만, 이제는 로테이션에 고정돼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SSG는 김강민과 오원석의 이 같은 활약을 앞세워 8-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5연승을 거둔 SSG는 23승17패로 단독선두를 지켰다. 최고참과 2년차의 신구조화가 만든 승리이기에 의미가 더 크다.

인천|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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