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박세웅. 스포츠동아DB
박세웅은 2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2안타 1볼넷 4삼진 3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6회까지 두산 타자들 중 그 누구도 1루를 밟지 못했다. 하지만 롯데가 3-0으로 앞선 7회초 선두타자 허경민의 안타로 퍼펙트가 깨졌다. 볼넷과 안타로 1실점한 박세웅은 3-1로 앞선 무사 1·2루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어 등판한 김대우가 승계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이며 박세웅의 승리요건도 날아갔다. 롯데는 연장 10회 승부 끝에 3-4로 패했다.
이튿날 만났을 때 박세웅은 대기록 무산이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그런 생각 하나도 안 했다”고 답했다. 그는 “퍼펙트게임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만약 8, 9회였다면 생각했겠지만 6회였다”며 웃어넘겼다. 공식 인터뷰를 마친 뒤 오히려 밝은 표정으로 “6이닝 퍼펙트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기록이다”며 미소 지었다.
아쉬움은 이날의 패배, 그리고 그간의 부진을 향했다. 박세웅은 “승계주자를 남겨두고 내려가 (김)대우 선배에게 미안했다. 불펜투수가 편한 상황에 등판하도록 만드는 게 내 역할”이라고 반성했다. 최근 선발진의 부진에 대해서도 책임감을 느낀다. 롯데는 24일까지 선발 평균자책점 5.42로 최하위다. 리그 평균이 4.51이니 이보다 1점 가까이를 매 경기 더 주고 있는 것이다. 박세웅은 “롯데가 좋은 성적을 냈을 때를 돌아보면 선발야구가 잘 됐다. 선발이 어렵게 가면 경기 결과가 안 좋은 날이 많았다”고 말한 뒤 “좋은 것만 생각하고 자신감 갖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 올라가겠다”고 다짐했다.
박세웅은 롯데 토종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스스로도 이 기대치를 모를 리 없다. 의연함, 그리고 책임감. 그가 마운드에 오르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은 이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