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후 가장 아름다운 한달…포수 OPS 1위, 키움 안방 버팀목

입력 2021-05-3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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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박동원. 스포츠동아DB

2009년 1군 데뷔해 통산 815경기를 치른 베테랑에게도 이정도의 활약은 낯설다. 팀을 넘어 리그 최고의 공격형 포수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이다. 박동원(31)은 키움 히어로즈 안방의 버팀목이다.

박동원은 5월 23경기에서 타율 0.392, 9홈런, 1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449를 기록했다. 월간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음에도 5월 홈런 1위다. 키움이 5월 한 달간 20홈런을 때렸는데 절반에 가까운 9개가 박동원 손에서 나왔다. 16일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데 이어 1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첫 3연타석 홈런을 달성하는 등 꾸준히 활약했다.

리그 대표 거포들보다도 위력적인 5월이었다. 2위 그룹 양의지(NC 다이노스), 오재일(삼성 라이온즈), 최정(SSG 랜더스)은 나란히 7개에 그쳤다. OPS 역시 박동원이 압도적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찍었다. 월간 MVP 후보로 전혀 손색이 없는 활약이다. 박동원의 월간 최다홈런은 2019년 6월, 2020년 5월에 기록한 6개인데 이를 훌쩍 넘어섰다.

4월 20경기에서 타율 0.196으로 고전했던 선수라고는 믿을 수 없는 활약이다. 4월의 믿기 힘든 부진은 5월의 믿기 힘든 활약으로 만회에 성공했다. 특히 박동원의 진짜 가치는 체력에 있다. 포수 마스크를 썼을 때 타석에서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낸다. 포수 선발출장시 박동원의 타율은 0.330, OPS는 1.115에 달한다. 올 시즌 9홈런 모두 포수로 선발출장했을 때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포수 선발출장 기준 OPS는 리그 전체 1위에 달한다.

박동원은 비시즌 이정후의 타격폼을 보고 연구했다. 팀은 물론 리그 최고의 타자를 벤치마킹하는 것은 선수로서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맞지 않는 옷일 경우 훌훌 벗어던지는 용기는 아무나 낼 수 없다. 박동원은 “내가 이정후가 아니었다”는 말과 함께 변화를 꾀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내가 타격 전문가가 아니라 잘은 모르겠다”고 껄껄 웃으면서도 “박동원이 타격코치와 이야기를 자주 한다. 폴로 스루, 준비 자세 등 조금씩 변화를 준 것으로 안다. 5월 타격 페이스가 워낙 좋아 본인은 물론 팀에게도 고무적”이라고 칭찬했다.

키움은 이지영은 물론 외국인타자 데이비드 프레이타스까지 3인 포수로 1군을 운영 중이다. 세 명 모두 장단점이 뚜렷하다. 하지만 박동원은 단점까지 상쇄할 정도로 엄청난 타격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키움 안방의 버팀목으로 부르기 손색없는 이유다.

잠실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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