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카카오…시총 3위 굳히나

입력 2021-06-20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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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이제는 국민 메신저가 된 ‘카카오톡’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가 11년 만에 인터넷 대장주 네이버를 넘어 시가총액 3위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카카오 그룹의 상장사 시총 기준으로도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이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액면분할로 국민주 중 하나로 떠오른 데다, 금융과 콘텐츠 등 자회사들의 높은 성장 가능성이 한 몫을 했다. 카카오는 향후 네이버와 국내외에서 경쟁하며 더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시총 3조4323억 차이 벌려

카카오는 18일, 전 거래일보다 4.73% 오른 15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역대 최고가로, 시총은 68조8091억 원으로 늘었다. 이는 삼성전자(480조5674억 원)와 SK하이닉스(90조6362억)에 이은 코스피 3위다. 네이버도 같은 날 2.18% 오른 39만8000원(시총 65조3768억 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카카오의 시총을 따라잡지는 못했다. 장마감 기준으로 15일 처음 네이버를 앞지른 뒤 점차 격차를 더 벌리고 있는 모양새다. 18일 기준 양사의 시총 차는 3조4323억 원이다.

그룹의 상장사 기준으로 봐도 5위에 올랐다.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 등 계열사를 합한 카카오 그룹의 시총은 18일 기준 73조9344억 원이다. 삼성그룹(751조1009억 원)과 SK그룹(200조9109억 원), LG그룹(158조1144억 원), 현대차그룹(152조2861억 원) 다음으로 큰 규모다. 카카오 지분 약 23.92%를 보유한 김범수 의장의 평가액도 올해 2월 초 약 10조 원에서 약 15조 원으로 크게 늘었다.

증권가는 거침없는 상승세를 탄 카카오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올려 잡았다. DB금융투자는 14만 원에서 17만 원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도 15만2000원에서 18만2000원으로 높였다.

카카오 김범수 의장.


자회사들의 연이은 상장 추진

카카오가 네이버 시총을 뛰어넘은 것은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한 2014년 이후 7년 여 만이다. 당시 카카오의 시총은 7조8679억 원. 네이버의 24조9857억 원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양사의 시총 차이는 올해 초에도 약 13조 원 이상 벌어져 있었다.

카카오의 주가가 올해 들어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는 액면분할 효과와 함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등 자회사들의 빠른 성장세 덕분이다.

특히 최근엔 금융 부문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17일에는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카카오페이도 연내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손해보험이 금융위원회의 보험업 영업 예비인가를 받았다는 소식도 있었다. 그 밖에도 콘텐츠 사업을 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모빌리티 기업 카카오모빌리티도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곳곳서 격돌

카카오와 네이버의 시총 3위 싸움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터넷 등 주요 사업 외에 금융, 유통 등 새로운 영역에서도 전운이 감돌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유통 부문 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자상거래(e커머스) 관련 자회사인 카카오커머스를 다시 본사와 합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지그재그 인수 등 e커머스 부문을 강화하는 중이다. 혈맹을 맺은 신세계와 이베이를 인수를 추진하고, CJ 대한통운과 곤지암, 군포, 용인에 잇달아 풀필먼트 센터를 오픈하는 등 유통 사업에 힘을 주는 네이버와 경쟁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는 웹툰과 웹소설 등 K콘텐츠를 가지고 맞붙었다. 최근에는 동남아 시장에서의 웹툰 경쟁에 불이 붙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웹툰’이 태국과 대만 시장에 론칭과 동시에 업계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하자, 네이버가 “다운로드 인기순위일 뿐 현지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것은 네이버웹툰”이라고 반박하는 등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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