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또 너냐? 벤투호, 질긴 악연의 사슬을 끊어낼까?

입력 2021-07-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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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벤투 감독과 선수들. 스포츠동아DB

10회 연속, 통산 11회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축구가 최종예선에서 또 ‘앙숙’ 이란과 경쟁한다.

한국은 1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진행된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 추첨에서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과 A조에 묶였다. 사상 처음 중동국가들과만 월드컵 마지막 길목에서 마주쳤다는 점도 부담스럽지만, 특히 이란과 다시 만났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2010년 남아공을 시작으로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에 이어 카타르월드컵까지 이란과 4회 연속 최종예선에서 만나게 됐다.

유쾌한 추억보다는 나쁜 기억들이 훨씬 많다. 한국은 최근 10년째 이란을 이겨보지 못했다. 고비마다 번번이 덜미를 잡히며 가시밭길로 향했다.


이란은 남다른 피지컬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힘의 축구를 구사한다. 상대전적부터 열세다. 9승9무13패로 밀린다. 한국이 이란을 꺾은 것은 2011카타르아시안컵 8강전이 마지막이다. 연장 접전 끝에 1-0으로 승리한 이후 6경기 연속무승(2무4패)으로 고개를 숙였다. 다만 최근 2경기는 모두 비겼다. 2017년 8월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홈경기에선 0-0, 2019년 6월 국내 평가전에선 1-1 무승부를 각각 기록했다.

월드컵 최종예선만으로 범위를 좁혀도 처참하다. 1994년 미국대회를 앞두고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최종예선의 3-0이 마지막 승리다. 남아공 때는 2무, 브라질 때는 2패, 러시아 때는 1무1패다.

이란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계기는 2013년 6월 울산에서 열린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이었다. 당시 이란을 이끈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포르투갈)은 1-0 승리 직후 한국 벤치까지 다가와 ‘주먹감자’ 세리머니를 날려 공분을 샀다.



이란의 안방 아자디스타디움도 빼놓을 수 없다.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악명이 자자한 이곳은 최대 9만 명을 수용하고, 본부석 맞은편에는 자국 지도자인 호메이니와 하메네이의 초대형 초상화가 부착돼 있다. 아주 최근에야 여성 팬들의 입장을 허용할 만큼 마초적 분위기가 가득한데, 해발 1273m 고지대에 위치해 절대적으로 이란에 유리한 곳이다. 아자디스타디움에서도 한국은 웃어보지 못했다. 1979년 9월 테헤란아시안게임 본선에서 당한 0-2 패배를 시작으로 2무5패다.

이번에는 확실히 달라야 한다. 확실한 승점 제물로 삼을 만한 팀이 전무하다. 단 한 번만이라도 삐끗하면 아주 치명적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물고 물리는 접전이 예고된 가운데 ‘벤투호’는 이란에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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