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SNS 계정, 10편의 광고보다 낫다

입력 2021-07-06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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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채널 십오야’ 등 예능프로그램의 공식 SNS 계정이 재치 있는 게시물로 시청자와 소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출처|채널십오야 공식 SNS

캐릭터 ‘빙의’하고 시청자 ‘맞팔’까지…이색 홍보전

‘채널 십오야’ 직장인 공감글 인기
아이유·김혜수는 캐릭터 빙의 유명
‘라켓소년단’ 손상연 촬영 풍경 담아
“아∼ 출근 싫다.(딴짓중)” “‘칼퇴’하려고 했는데….”

tvN 유튜브 콘텐츠 ‘채널 십오야’의 공식 SNS에 최근 올라온 한 게시물의 내용이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친근한 말투로 작성돼 “친구 계정인 줄 알았다”는 댓글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딴짓 더 해주세요” “나도 퇴근하고 싶다” 등 공감과 응원의 댓글이 줄줄 달리면서 SNS는 단박에 ‘소통의 장’이 됐다.

해당 계정은 현재 방송 중인 ‘송민호의 파일럿’ ‘악마는 정남이를 입는다2’ 등을 연출한 나영석 PD의 각종 프로그램을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 개설 이후 시청자 소통 창구로 눈길을 끌고 있다. 계정 운영자가 직접 이벤트도 열고, 이용자들과 ‘맞팔’을 하면서다. 덕분에 SNS상에서 ‘시보야’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41만여 팔로워를 보유한 ‘스타 계정’이 됐다. 계정으로 모은 화제는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을 알리는 계기로 이어진다.

SNS의 파급력이 날로 커지면서 ‘잘 키운’ SNS 계정이 10편의 광고보다 더 나은 효과를 발휘하는 셈이다. 이에 많은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 제작진도 저마다 SNS 계정을 개설해 시청자 시선 사로잡기에 나섰다.

“프로그램 색깔 잘 드러내야”

‘시보야’ 계정을 운영하는 tvN 마케팅팀 이민환 씨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도 게시물을 올리면서 이용자와 소통하고 있다. 출연자들의 모습을 담은 촬영현장 사진을 아껴놨다 선물처럼 ‘툭’ 올리기도 한다. 5일 이 씨는 “공식 계정이지만 ‘공식’답지 않은 모습이 특징”이라며 “5분 분량의 예능프로그램 등 정형화한 방송의 틀을 깬 ‘채널 십오야’의 색깔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계정을 운영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특히 나영석 PD가 직접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나서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를 강조해온 제작진의 개성이 뚜렷하다. 이용자들로부터 사진 찍는 노하우를 전수 받는 과정을 게시물로 생생하게 전해 눈길을 끈 이 씨는 “시청자와 ‘함께 노는’ 과정으로 채널의 정체성을 확립했다”며 “SNS 계정도 시청자와 ‘쌍방향’ 소통을 통해 새 콘텐츠로 녹여내는 방향으로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유가 출연한 tvN ‘호텔델루나’의 캐릭터로 SNS 계정을 운영해 화제다. 사진출처|장만월 SNS 캡처


아이유·김혜수도 ‘캐릭터에 빙의’

톱스타들도 저마다 출연하는 드라마 속 캐릭터를 이용해 SNS로 시청자와 소통하고 있다.

앞서 아이유는 tvN ‘호텔델루나’의 장만월 캐릭터로 SNS를 만들어 게시물을 꾸준히 올렸다. 단호하고 새침한 말투를 그대로 재현해 시청자들의 큰 반응을 모았다. 김혜수도 SBS ‘하이에나’ 방영 기간 자신의 SNS에 정금자 캐릭터로서 게시물을 올렸다. 드라마가 막을 내린 지 1년이 지났지만 최근에도 게시물에는 “장만월 사장님 보고 싶어요” “정금자 변호사님 파이팅!” 등 관련 댓글이 달리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SBS ‘라켓소년단’의 손상연도 극중 캐릭터인 방윤담으로 SNS를 운영 중이다. 중학생답게 톡톡 튀는 단어를 쓰는 것은 물론 드라마 속 역할처럼 구수한 사투리로 촬영현장의 풍경을 담아내 인기다. 시청자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개설 한 달여 만에 6만여명의 ‘인친’(SNS 친구)을 모았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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