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20 우승 실패 잉글랜드, ‘인종차별’ 후폭풍

입력 2021-07-13 13: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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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선수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잉글랜드가 2020 유럽축구선수권(유로2020)에서 준우승에 머문 가운데 일부 팬들이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선수들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퍼부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잉글랜드는 12일 열린 이탈리아와 대회 결승에서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3으로 졌다. 경기 후 실망한 일부 팬들은 승부차기를 성공시키지 못한 마커스 래시포드, 제이든 산초, 부카요 사카를 대상으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분풀이를 했다. 이들 3명은 모두 흑인이다.

이에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인종차별 행위를 멈출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FA는 “잉글랜드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인종차별적 학대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역겹다”면서 “인종차별을 당하고 있는 선수들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잉글랜드대표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인종차별 공격을 자행한 이들을 향해 “용서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모두를 하나로 만들게 하는 등불이 되어왔다. 화합은 계속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주장 해리 케인도 “소셜미디어에서 누군가를 모욕한다면 당신들은 잉글랜드 팬이 아니다. 우리는 당신들을 원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인종차별 공격을 받은 당사자인 래시포드도 “내 경기력에 대한 비판이라면 온종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디서 왔는지에 대해서는 절대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이런 끔찍한 학대에 책임 있는 이들은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한다”며 강력하게 규탄한 가운데 경찰은 인종차별 공격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런던 경찰은 “축구선수들에 대한 모욕적, 인종주의적인 소셜미디어 글들을 조사할 것”이라며 수사 개시 방침을 밝혔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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