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인터뷰] “괜찮아요”→“그래도!”→“사실은…” LG 디테일, 황금알 낳는 거위 아꼈다

입력 2021-07-15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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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대유. 스포츠동아DB

모든 선수들의 최우선 목표는 그라운드에 서는 것이다. 자신의 몸은 자신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컨디션이 조금은 떨어져있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경기에 나서고 싶어 한다. 관리야구의 시대, 이를 제어하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인 이유다. 류지현 감독의 디테일이 김대유(30·LG 트윈스)의 후반기 전망을 밝혔다.

김대유는 전반기 LG 마운드 신데렐라다.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해도 개막 엔트리 진입을 장담할 수 없었으나 추격조에서 필승조, 핵심 셋업맨으로 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전반기 성적은 34경기 4승1패16홀드, 평균자책점(ERA) 1.93. 리그 전체 홀드 2위에 오를 만큼 기가 막힌 반전이었다. 김대유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쳐다만 보던 위치에 서있다. 훨씬 어렵다는 게 느껴진다. 패전조 시절엔 점수 차가 벌어져야 경기에 나간다고 생각하며 준비했는데, 이제는 항상 조마조마한 상태로 준비한다. 확실히 정신력이 많이 소모된다”고 돌아봤다.

깔끔했던 첫 단추가 전반기 내내 이어졌다. 김대유의 시즌 첫 등판은 4월 6일 수원 KT 위즈전. 3-2로 근소하게 앞선 1사 1루 구원등판해 조일로 알몬테(방출)를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했다. 김대유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아무래도 첫 등판이다. 그 경기 덕에 자신감이 생기고 ‘어려운 상황에도 해낼 수 있다’는 느낌이 생겼다. 다만 잘 던진 경기, 못 던진 경기 모두 잊으려고 노력한다. 다음을 준비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6월 11경기 9.1이닝 ERA 0. 하지만 6월 막판부터 김대유의 등판 간격이 다소 길어졌다. 리드를 확실히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진해수 등 다른 불펜투수의 투입이 늘었다. 기본적으로 진해수의 컨디션이 살아난 여파도 있지만, 여기엔 LG 벤치의 배려가 숨어있었다.

“시즌 중반에 감독님이 그라운드에서 불러 잠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감독님께서 ‘구위가 조금 떨어진 것 같은데 몸 상태가 어떤지 궁금하다. 제일 걱정했던 부분이다’라고 하셨다. 당연히 ‘괜찮다’고 답했다. 하지만 감독님이 재차 ‘디테일하게 말해줘야 한다. 정말 괜찮은지’ 물으셨다. 그때 사실대로 ‘괜찮긴 한데 몸이 무거운 건 사실이다. 피로가 누적되긴 한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자 ‘잘 알겠다. 그걸 감안해서 경기 운영하겠다’고 해주셨다. 확실히 감독님과 투수코치님들이 철저히 관리해주셨다. 정말 감사드린다.”

4주간의 올림픽 브레이크. 하지만 김대유는 3월 스프링캠프를 가정하고 몸을 만들 생각이다. 전반기 이뤄낸 성과보다 후반기, 그리고 내년 이후 이뤄낼 성과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자기 암시. ‘황금알 낳는 거위’ 김대유와 그 배를 가르지 않는 LG 코칭스태프의 시너지는 후반기 불펜 운용에 힘을 실어줄 요소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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