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인터뷰] 무섭던 거인 일원으로…롯데 강윤구 “몸 상태 자신, 뭐든 준비됐다”

입력 2021-07-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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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22일 트레이드로 강윤구를 영입한 뒤 SNS에 사진을 게재해 환영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선수마다 ‘상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유독 꼬이는 팀, 선수가 있게 마련이다. 3년간 상대 평균자책점(ERA) 10.50. 강윤구(31·롯데 자이언츠)는 까다롭던 거인 군단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롯데와 NC 다이노스는 22일 1대1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롯데가 투수 강윤구를 받아오는 대가로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는 내용이다. 롯데 관계자는 “강윤구는 볼의 회전이나 움직임이 굉장히 좋은 투수다. 불펜진에서 힘을 보태줄 수 있는 선수”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트레이드 발표 직후 연락이 닿은 강윤구는 첫마디부터 NC에 대한 미안함을 언급했다. 그는 “NC에서 야구인생의 2막을 시작했고 2년 연속 15홀드(2018~2019년)를 기록하기도 했다. 팬들이 정말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는데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반등은 필수다. 몸 상태에 자신이 있는 상황에서 환경이 바뀌었으니 리프레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강윤구는 22일 처음 소식을 듣고 이동욱 감독을 비롯한 NC 동료들에게 인사를 나누고 짐을 정리하는 등 어수선한 하루를 보내면서도 “새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목표만큼은 확실히 밝혔다.

강윤구에게 새 팀이 롯데라는 점은 든든함을 더한다. 가장 고전했던 팀을 만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사실 커리어 초창기엔 롯데 상대로 나쁘지 않았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롯데 상대 10경기에서 25이닝을 던지며 ERA 4.68을 기록했다. 넥센 시절은 물론 NC로 팀을 옮긴 첫 해에도 나쁘지 않았던 것이다.

NC 시절 강윤구. 스포츠동아DB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은 너무도 고전했다. 이 기간 롯데전 17경기에서 12이닝을 던져 ERA 10.50을 기록했다. 이대호(5타수 3홈런), 손아섭(9타수 4안타), 정훈(6타수 3안타), 한동희(3타수 1안타) 등 주축 타자들이 강윤구 상대로 ‘극강’했다. 강윤구는 “나를 만나면 롯데 팀 전체가 다 잘 치는 느낌이었다. 진짜 거인 같았다(웃음). 9개 구단 중 제일 무서운 팀이었는데 이제 일원이 됐다. 여러 모로 자신감이 생긴다”며 웃었다.

인연 있는 구성원들도 여럿 있다. 2군 김동한 코치가 고교(장충고) 선배이자 상무 선임이었으며, 동갑내기 친구 구승민은 강윤구의 상무 후임이었다. 또 자선야구 때 인연을 맺어 지금도 친분을 유지하는 한동희도 있다. 강윤구는 “(한)동희가 참 귀엽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고, 자선야구 때 잠깐 본 사이였음에도 가까워졌다. 내가 먼저 가서 인사하거나 소셜미디어(SNS)에 댓글도 자주 달 만큼 편한 사이다. 애가 참 착하다”고 설명했다. 23일 바로 팀 훈련에 합류하는데, 일찌감치 창원에서 부산으로 건너가 집을 구할 참이라고. 등번호는 65번. 구단 SNS에 올라온 유니폼 사진을 보면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2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당연했던 것이 사실은 당연하지 않았다’는 이치를 다시금 깨달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모든 열정과 능력을 쏟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2군에서 최고구속 147㎞까지 찍었으며, 올해도 140㎞대 중반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스스로는 준비가 돼있다고 자신한다.

“3연투든 뭐든 맡겨준다면 다 해낼 자신이 있다. 연투라는 자체가 나를 필요로 해서 계속 쓴다는 의미 아닌가. 팀에서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1군에 있는 것, 거기서 공을 던진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깨달았다. 팬들이 ‘아, 불펜에 강윤구 없으면 안 된다’라고 얘기할 만큼의 선수가 되고 싶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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