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 기자의 여기는 도쿄] ‘방역’ 이유로 동선까지 꼬아버린 조직위, TM과 방역택시의 현실

입력 2021-07-26 13: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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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취재기자 숙소 앞에 정차한 미디어 셔틀버스(TM). 도쿄 | 강산 기자

2020도쿄올림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때문에 과거의 국제종합대회와는 많이 다르다. 특히 현장을 찾은 취재진은 운신에 엄청난 제약을 받는다. 일본 정부의 정책에 따라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취재진은 입국 후 3일간 자가격리를 거쳐야 했고, 그 뒤에도 숙소와 지정된 경기장 외의 지역에는 원칙적으로 접근이 금지된다.


가장 큰 고충은 입국 후 14일간 대중교통 이용이 불가능한 점이다. 미디어 수송버스(TM)와 방역택시를 제외하면 어떤 교통수단도 이용할 수 없다. 일반 택시 이용도 불가다.

숙소에서 메인프레스센터(MPC)와 경기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환승센터(MTM). 도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TM은 지정된 미디어 숙소를 출발해 환승센터(MTM)를 거쳐 각 경기장으로 이동한다. MTM에서 다른 버스로 갈아타는 방식이다. 메인프레스센터(MPC·도쿄 빅사이트)로 가기 위해서도 MTM을 거쳐야 한다. 25일 유도 남자 66㎏급, 여자 52㎏급 경기가 열린 도쿄 지요다구 부도칸에서 오후 8시35분 출발하는 TM을 타고 MTM을 거쳐 숙소가 있는 도시마구 이케부쿠로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시간20분. 자가용이라면 약 25분, 지하철이라면 45~50분 거리다.


방역택시를 탈 수도 있다. 그러나 특별할 것은 없다. 운전석 쪽에 칸막이가 설치돼있는 정도다. 이용하려면 예약이 필수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배포한 리스트에 오른 곳으로 전화를 걸어 미리 예약해야 한다. 회사별로 다르지만, 최소 3시간 전에는 예약하는 게 안전하다. 문제는 예약한 방역택시가 정차하는 장소가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TM 정류장과는 한참 동떨어진 곳에 정차하는데, 이와 관련한 설명이 부족하다.

숙소에서 메인프레스센터(MPC)와 경기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환승센터(MTM). 도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25일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양궁 여자단체전을 취재한 뒤 부도칸으로 이동하기 위해 방역택시를 예약했는데, TM 정류장에서 도보 약 15분 거리를 이동해야 했다. 현장의 조직위 관계자는 “택시는 이 곳에 들어올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취재진을 기다리는 방역택시. TM 정류장과는 도보 15분 이상 거리다. 도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방역택시를 한번 이용할 때마다 조직위가 지급한 최소 1만 엔짜리 쿠폰(14장)을 사용하는 이유는 더 빠르게 움직이기 위해서인데, 오히려 택시를 찾아 헤매느라 진을 빼는 상황이 발생했다.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은 지 30여분 만에 만난 택시기사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내일 또 이곳에 올 텐데, 이제 알았으니 위치를 모를 일은 없지 않겠느냐”고 껄껄 웃었다.

방역택시 기사가 목적지로 이동하고 있다. 방역택시는 전고가 높은 것과 운전석 대형 칸막이 이외에는 일반 택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도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약 30분을 달려 부도칸에 도착했을 때도 방역택시가 내리는 곳은 따로 있었다. 그곳에서 부도칸 정문을 통과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15분이 훌쩍 넘었다. MTM을 거치지 않아도 될 뿐, ‘빠른 이동수단’과는 거리가 있다. 입국 후 14일이 지날 때까지 좀더 서둘러 움직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도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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