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이 1일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녹아웃 스테이지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4-3으로 극적인 9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전날(7월 31일) 미국전 2-4 패배로 오프닝라운드 B조 2위에 그친 한국은 이날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한국은 2일 정오 이스라엘과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앞선 2경기에서도 득점권마다 빈타에 울었던 한국은 이날도 8회까지 1-3으로 끌려갔다. 그대로 도미니카공화국에 무릎을 꿇는 듯했다. 하지만 ‘약속의 9회’가 있었다.
한국은 9회말 마운드에 오른 상대 마무리투수 루이스 카스티요를 맞아 극적인 뒤집기를 해냈다. 선두 대타 최주환의 내야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대주자 김혜성이 곧장 투입됐고, 후속 박해민 타석에서 2루를 훔치는 데 성공했다. 무사 2루서 박해민의 중전적시타 때 김혜성이 홈을 밟았다. 후속 강백호가 2루 땅볼로 물러나며 1사 2루. 이정후가 좌측 담장까지 흘러가는 2루타로 3-3 균형을 맞췄다. 양의지의 땅볼로 2사 3루. 김현수가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선발투수 이의리의 역할도 상당했다. 2021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이의리는 이번 대표팀에서 김진욱(롯데 자이언츠)과 함께 막내였다. 여기에 미국전 패배로 분위기가 잔뜩 가라앉은 상황에 선발등판 중책을 맡았으니 부담이 상당했다. 하지만 5이닝 4안타 9삼진 3실점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
초반 흐름은 분명 아쉬웠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던 이의리는 1회초 시작부터 연속안타로 1·3루 위기에 몰린 뒤 폭투로 선취점을 빼앗겼다. 한국은 1회말 박해민의 안타, 강백호의 담장 직격 2루타, 이정후의 볼넷을 묶어 무사만루 찬스를 잡았다. 대량득점으로 분위기를 바꿔야 했으나 양의지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뽑는 데 그쳤다.
대량득점이 없으니 실투 하나의 무게감이 컸다. 이의리는 4회초 무사 1루서 후안 프란치스코에게 중월 2점포를 내줬다. 한국의 이번 대회 12번째 실점이었는데, 이 중 10점이 홈런으로 비롯됐다. 여기에 구속 140㎞를 넘는 공이 많지 않던 44세 노장 라울 발데스에게 5.1이닝 1득점에 그친 타선의 부진도 분명 아쉬운 대목이었다.
다행히 9회말 집중력을 발휘해 끝내기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는 성공했다. 이 기세를 모아 남은 라운드 피홈런과 빈타라는 숙제를 극복해야 금메달 레이스를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