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인터뷰] NC 후배 일탈에 대리 사과만 두 번째…“다시는 팬 실망 안 시켜야”

입력 2021-08-1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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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양의지. 스포츠동아DB

프로야구단의 주장은 선수단의 얼굴이자 대표다. 선수단 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다면 앞장서 고개를 숙이는 것도 주장의 역할 중 하나다. 하지만 후배 한 명의 연이은 일탈로 반 년 사이 두 차례나 사과를 한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양의지(34·NC 다이노스)가 그렇다.

양의지는 11일 창원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 포함됐다. 전날(10일) 후반기 개막 엔트리에는 제외돼 있었다. 시즌 초부터 팔꿈치 통증이 있었는데, 2020도쿄올림픽에 다녀왔으니 이를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검진 결과 약간의 염증 증세가 나타났다. 송구에 어려움이 있지만 지명타자로라도 출장하겠다는 뜻을 전했고, 이동욱 감독도 이를 받아들였다. 이 감독은 “존재만으로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선수”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데뷔 후 최악의 시기를 보내는 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NC 박민우,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은 방역수칙을 위반하며 원정 숙소에서 술판을 벌였다. 박민우를 제외한 3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전반기는 일주일 조기 종료됐다. 여기에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따지 못했다. 양의지는 7경기에서 타율 0.136(22타수 3안타)으로 고전했다.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타율 0.179(28타수 5안타)로 부진했던 아쉬움을 만회하지 못했다. 실타래가 좀처럼 풀리지 않으니 눈물이 날 만큼 답답했지만 결과는 나왔다.

NC 양의지는 11일 창원 롯데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 등록된 뒤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NC의 주장으로서 팬들에게 사과를 전했다. 창원 | 최익래 기자



양의지는 “국민들에게 죄송하고 후배들에게도 미안하다. 마음이 많이 무겁고 정신적으로 힘들다. 프리미어12 때도 부진했기 때문에 이번 대회는 정말 잘하고 싶었는데…. 내 자신에게 많이 실망했다. 팬들이 비판하는 것도 마땅하다. 마음을 다잡겠다”고 말했다.

사실 대표팀 성적 부분은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지만 NC 사태는 얘기가 다르다. 최고참 박석민이 4인을 대표해 사과문을 발표했고, 박민우도 소셜미디어(SNS)에 사과글을 게재했지만 이명기와 권희동은 여전히 그 뒤에 숨은 상황이다. 다 큰 성인의 일탈행위를 주장이 일일이 통제한다는 자체가 황당한 일인데, 그럼에도 양의지는 NC의 주장으로서 팀을 대표해 고개를 숙였다. 올해 초 박민우의 SNS 사건 때 대신해 고개를 숙인 데 이어 두 번째다.

양의지는 “NC가 많은 사건사고들로 팬들을 실망시켰다. 주장으로서 선수들 잘 관리해 팬들에게 두 번 다시 실망 안 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기존 선수들이 빠진 자리에 젊은 선수들이 왔다. 그들에게는 어찌 보면 좋은 기회다. 그들을 잘 이끌어 좋은 성적 내도록 돕겠다”고 다짐했다.

팔꿈치도, 멘탈도 회복할 시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양의지는 “나만 힘든 게 아니다. 다들 마찬가지다. 나만 배려 받는다? 그건 아니다. 그라운드에 있어야 빨리 털어버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출장을 자청했다”고 단언했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다독일 겨를이 없는 상태에서, 오히려 동료들이 양의지를 다독이고 위로한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정신력은 훨씬 더 강했다. 그럼에도 졌다. 실력으로 진 것이니 받아들여야 한다. 팬분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더 노력하는 방법 밖에 없다.”

창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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