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승 성공한 이소미 “박민지 언니 보며 많이 배운다”

입력 2021-08-15 1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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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미. 사진제공|KLPGA

챔피언조가 10번(파4) 홀 플레이를 마쳤을 때 11언더파 공동 선두가 8명에 이를 정도로 뜨거운 우승 경쟁이 펼쳐졌다. 이 균열을 먼저 깬 이는 하민송(25). 챔피언조 바로 앞 조에서 친 하민송은 11번(파4)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12언더파로 앞서 나갔고, 이때 14번(파5) 홀에 있던 박서현(20)과 임희정(21)도 1타씩을 줄이며 12언더파 공동 선두 그룹에 가세했다.

누가 우승할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속 상황이 계속되고 있을 때, 갑자기 치고 나간 선수는 이소미(22)였다. 14번 홀에서 이글에 성공하며 13언더파로 올라섰다. 파5 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226m 날려보내 페어웨이에 떨군 뒤 158m를 남겨둔 상황에서 세컨 샷을 홀컵 4.5m 옆에 붙여 한꺼번에 2타를 줄였다. 박서현이 15번(파3) 홀에서 1타를 줄이며 13언더파 대열에 합류했지만, 혼전 양상이던 선두 경쟁은 여기까지였다. 이소미는 15번~16번(파4)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15언더파로 달아났고, 결국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2021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전 우승의 주인공 이소미가 하반기 첫 대회에서 시즌 2승에 성공했다. 15일 경기 포천시에 있는 대유 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시즌 16번째 대회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총상금 8억 원) 최종 3라운드에서 무서운 몰아치기로 통산 3승에 입맞춤하고 우승상금 1억4400만 원을 차지했다.

2라운드를 단독 선두 안나린(25·10언더파)에 3타 뒤진 7언더파 공동 10위로 마쳤던 이소미는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6개를 기록하며 ‘데일리 베스트’인 8언더파 64타를 쳤다. 사흘간 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하며 짜릿한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공동 2위 김새로미(23), 임희정(이상 13언더파)과는 2타 차. 올해 6승을 거둔 ‘디펜딩 챔피언’ 박민지(23)가 컷 탈락한 가운데 시즌 2승을 달성하며 박민지에 이어 시즌 두 번째 ‘다승’의 영광도 안았다.

이소미. 사진제공|KLPGA


2019년 투어에 데뷔해 지난해 10월 휴엔케어 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던 이소미는 올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2021시즌을 화려하게 열었다. 주변의 기대치도 덩달아 높아졌지만 직전 대회였던 제주삼다수 마스터스까지 이번 시즌 15개 대회에서 톱 10에 5번 이름을 올렸을 뿐 우승 소식을 추가하지 못했다. 컷 탈락의 아쉬움도 2번 경험했다.

마지막 18번(파4) 홀에서 버디 찬스를 아쉽게 놓치며 먼저 경기를 끝낸 뒤 자신보다 늦게 출발한 3개 조의 플레이를 침착하게 지켜보다 최종 우승을 확정한 이소미는 “TV 중계 카메라가 안 따라와 사실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편안하게 플레이하며 스스로에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요즘 퍼터가 좋지 않아 고민이 컸는데 오늘 퍼터를 할 때 잘 돼 자신감을 갖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

“18번 홀 버디 퍼트를 아쉽게 놓치고 카트를 타고 이동하면서야 내가 선두로 경기를 마친 것을 알았다”고 털어놓은 이소미는 “개막전에 우승하고 하반기 첫 대회에서 다시 우승해 영광이고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롯데렌터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에도 샷감은 너무 좋았다. 그런데 퍼트가 잘 안돼 고생을 많이 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퍼터 연습을 정말 많이 했고 오늘에서야 그 효과를 본 것 같다. 14번 홀에서 이글을 한 뒤 (내가) 단독 선두가 된 리더보드를 잠깐 보긴 했는데, TV 중계 카메라가 안 따라와 사실 우승 경쟁에서 다시 멀어진 줄 알았다. 내가 오늘 우승을 목표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다음 대회를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퍼터에 더 신경을 쓰면서 플레이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7개 대회, 올해 16개 대회에 모두 출전하며 ‘개근 행진’을 벌이고 있는 이소미는 “가끔 휴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아직 젊고 대회 하나하나가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에 계속 출전하고 있다”고 밝힌 뒤 “나는 개막전에서 우승한 뒤 ‘하반기 1승이 목표’라고 했는데, 박민지 언니를 보면서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존경할 만큼 박민지 언니를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앞으로 몇 승하겠다는 목표보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포천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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