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선두 주민규 “득점왕 욕심은 당연…지금은 팀 승리 생각할 때”

입력 2021-08-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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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규.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득점왕은 외국인의 전유물처럼 여겨진다. 구단들이 비싼 돈 주고 그들을 데려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10년간 외국인이 차지한 득점왕은 8번이다. 국내파는 김신욱(2015년·18골)과 정조국(2016년·20골) 2명뿐이다.

5년 만에 국내파의 득점왕 탈환 가능성이 점쳐진다. 올 시즌 주민규(31·제주 유나이티드)의 발끝이 예사롭지 않다. 17일 현재 13골로 라스(수원FC)와 함께 득점 공동 선두다. 전북 현대 일류첸코(11골), 성남FC 뮬리치(10골) 등과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주민규는 경기당 0.65골(20경기 출전)로 최고의 골 감각을 자랑한다. 또 슈팅 45개 중 23개가 유효슈팅이었고, 그 중 13골이 들어갔다. 주민규는 제주 구단을 통해 “내가 해결해줘야만 승리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 어찌 보면 부담일 수 있으나, 페이스가 좋다보니 이러한 환경을 즐기면서 결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주민규의 축구인생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A대표팀은 물론이고 연령별 대표와도 거리가 멀었던 주민규는 2013시즌 연습생 신분으로 고양Hi FC(K리그2)에 입단해 2시즌 동안 미드필더로 뛰다가 2015시즌 서울이랜드(K리그2)로 이적했다. 당시 그의 잠재력을 높이 산 마틴 레니 감독이 공격수로 포지션 변경을 권유한 것이 ‘신의 한수’였다. 그 해 23골로 K리그2 득점 2위에 올랐고, 이듬해에도 14골로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2017시즌 상주 상무(K리그1)에서도 17골을 기록하는 등 3시즌 동안 54골을 넣어 국내파 골잡이로서 위상을 확고히 했다.

자신감이 붙은 그는 우승을 꿈꿨다. 2019시즌 우승 전력을 갖춘 울산 현대에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재미를 못 봤다. 대부분 교체 출전으로 겨우 5골을 넣었다. 뛸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이듬해 그가 선택한 구단은 당시 2부 리그 제주였다. 2020시즌 8골을 기록하며 제주의 1부 승격에 크게 기여한 그는 올 시즌 초반 4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는 등 또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주민규는 “최근 컨디션은 서울이랜드나 상무 시절 이상으로 느낌이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사령탑이 남기일 감독이라는 점이다. 남 감독은 광주FC를 맡던 2016시즌 은퇴 기로에 섰던 정조국을 살려내며 득점왕까지 올려놓았다. 이번엔 주민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아울러 정조국은 제주 코치로 주민규를 돕고 있다. 최근 주장 완장을 찬 주민규는 “공격수라면 득점왕 타이틀에 욕심이 없을 수 없다”면서도 “다만 지금은 팀 승리만 생각할 때다. 경기력이 좋아도 승리가 없어 답답함이 이어지고 있다. 팀 승리를 위해서 뛰겠다”고 다짐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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