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 ‘팽팽한 논란’

입력 2021-08-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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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평 중고차 매매시장 모습. 동아일보DB

3개월에 걸친 논의…결렬 가능성↑
“시장규모 커질 것” vs “생계 위협”
합의 실패시 중소벤처기업부서 결론
국내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둘러싼 논란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등이 참여하고 있는 ‘중고차매매산업 발전협의회’의 3개월에 걸친 논의는 결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12일까지만 해도 ‘중고차매매산업 발전협의회’는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허용하되 5년·10만km 이하 매물만 취급하고, 전체 물량의 10%만 판매하도록 제한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었다.

협상의 마지막 걸림돌은 진출 허용 규모였다. 현재 중고차 시장은 사업자 거래 매물이 약 130만 대, 개인 간 직거래 매물이 약 120만 대 수준이다. 중고차 업계는 중고차 시장의 사업자 물량인 130만 대의 10%를 완성차 업계 진출 허용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완성차 업계는 250만 대가 전체 물량이라는 것을 전제로 점유율을 15%에서 10%로 낮춰 양보했기에 250만 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맞섰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그 간 이뤄진 모든 합의가 결렬될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을지로위원회는 논의를 마무리해 빠르면 이번주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 내용 등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 논란 이유
중고차 판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며 대기업 진출과 확장이 제한됐다. 하지만 2019년 2월 보호 기간이 종료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대기업인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시장에 들어오면, 매집을 못 해서 생계를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는 중고차매매업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생계형적합업종 지정 검토에 들어가면서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을 진출을 2년 넘게 막았다.

하지만 2019년 11월 동반성장위원회는 중고차 판매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부적합 권고를 내렸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특별법에 따라 최대 6개월 이내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중소벤처기업부는 매매업자들과 완성차업계 간 입장차가 크다는 이유로 판단을 미뤘다.

결국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관으로 지난 6월 기존 중고차매매업자들과 완성차 업계가 참여하는 중고차상생협력위원회가 출범했다. 3개월 동안 합의안을 도출해보고, 만약 실패하면 중소벤처기업부가 양측의 의견 차이를 배제하고 결론을 내기로 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완성차 업계가 중고차 거래시장에 참여해 구매 차량에 대한 체계적 차량 상태 검사와 수리 등을 거쳐 인증과 보증을 해주고, 이러한 인증제가 기존 중고차 매매업자들에게 일반적으로 확산돼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높아지면 중고차시장 규모는 현재 대비 2배 이상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기존 중고차 업계는 “막강한 자본과 판매망을 갖춘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들어오면 기존 업체들은 초토화된다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양측에게 주어진 최종 협상 시한은 8월 말까지다. 만약 합의에 실패하면 이 안건은 중소벤처기업부로 넘어간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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