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코로나 적색국가 A매치 차출 반대 의결…손흥민의 韓, 제외됐지만 예의주시 필요

입력 2021-08-25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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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적색국가’로 소속 선수들을 보내지 않겠다고 단체 행동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EPL 사무국은 25일(한국시각) “영국 정부가 지정한 코로나19 여행 금지 국가의 축구대표팀에 선수들을 보내지 않겠다”고 20개 구단이 만장일치로 의결한 내용을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5월 코로나19와 관련해 여행 가능 국가 목록을 지정했다. 8월 기준으로 집단 면역이 형성됐다고 판단되는 호주, 뉴질랜드, 이스라엘 등 36개국을 ‘그린리스트’, 심각한 상황으로 여행을 금지하는 60개국을 ‘레드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주의가 필요한 135개국의 ‘앰버리스트’도 존재한다. 현재로선 손흥민(29·토트넘)의 대표팀 차출에는 문제가 없다. 한국은 ‘앰버리스트’에 포함돼 있다.

녹색국가에서 영국으로 입국하는 여행객은 자가격리가 면제되지만, 적색국가에선 기본적으로 영국·아일랜드 국적 소지자만 입국이 허가된다. 적색국가에 포함된 나라의 국적자는 영국 거주권을 보유한 인원들만 입국이 허가되고, 영국에 도착한 이후 의무적으로 호텔에서 10일간 격리해야 한다.

‘5일 이상 자가격리가 요구되는 선수들에 한해 차출을 거부할 수 있다’는 임시 예외 규정을 도입했던 국제축구연맹(FIFA)은 9월 A매치 기간부터는 이를 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반발한 EPL 구단들이 단체행동에 나선 것이다. 리차드 마스터스 EPL 대표이사는 “격리 규정이 선수들의 안녕과 체력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PL엔 26개 적색국가 출신 선수들이 있는데 60여명이 국가대표급으로 분류된다. 알리송 베커, 호베르투 피르미누(이상 리버풀), 가브리엘 제수스(맨체스터 시티), 티아구 실바(첼시) 등이 주축이 되는 브라질도 적색국가에 포함돼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현 상황에서 손흥민은 9월부터 시작되는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참가할 수 있다. 한국과 같은 A조의 이란, 이라크, 시리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레바논 모두 황색국가에 속했다. EPL에서 뛰는 선수도 없어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만 영국 정부가 “코로나19와 관련해 갑작스러운 변화가 생기면 그 국가는 경고 없이 레드리스트로 옮겨질 수 있다”고 명시한 만큼 언제든 상황이 바뀔 수 있다. 당장은 손흥민이 A매치를 소화하고, 영국으로 돌아가는데 문제가 없지만 최근 들어 한국에서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대유행 조짐이 보이고 있는 만큼 영국 정부와 EPL 구단들의 행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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