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황희찬의 측근은 28일 “황희찬의 울버햄턴 이적이 완료됐다. 선임대-후이적 조건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는다”고 전했다. 메디컬테스트를 비롯한 세부 절차가 남아있으나, 대단한 변수가 없는 한 임대 이적이 성사된다.
1877년 창단된 울버햄턴은 브루노 라즈 감독(포르투갈)의 지도 속에 탄탄한 조직력과 강한 힘을 자랑한다. 몰리뉴 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1부리그 3회, FA컵 1회 정상에 오른 바 있으나 최근에는 중위권 클럽의 이미지가 강하다. 최전방부터 공격 2선의 측면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황희찬은 단단한 수비에 비해 2% 아쉬운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을 카드로 기대를 모은다.
절박함 속에 내린 결정이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를 떠나 독일 분데스리가의 신흥 명문 RB라이프치히로 이적했다. 그러나 내부경쟁이 너무 치열했다. 여기에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의 이해할 수 없는 선수 활용에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 와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까지 받아 한동안 전열을 이탈했다.
올 시즌은 기대가 컸다. 잘츠부르크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은사’ 제시 마치 감독(미국)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마치 감독은 개인 면담을 통해 많은 출전시간을 약속했고, 꾸준히 기회를 제공했다.
그러나 라이프치히에서 황희찬은 주축이 아니었다. 또 라이프치히는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트린 캉을 데려오고, 브리안 브로베이를 아약스 암스테르담(네덜란드)에서 영입해 공격진 재편에 나섰다.
결국 황희찬은 유럽축구 여름이적시장 종료를 앞두고 결단을 내렸다. 2022카타르월드컵 본선 출전을 노리는 만큼 최대한 많이 뛸 수 있는 팀이 필요했고, EPL 무대를 택했다.
이 과정에서 라이프치히의 입장도 분명했다. 임대 이적은 허락하되, 황희찬이 분데스리가 클럽으로 향하는 것은 불허했다. 미드필더 이재성을 영입한 마인츠가 높은 관심을 보였으나 협상이 이뤄지지 못했다.
EPL에선 여러 팀이 황희찬에게 관심을 보여왔다. 울버햄턴 외에도 웨스트햄, 에버턴 등이 러브콜을 보냈다. 수비수 김민재를 데려간 페네르바체(터키)도 영입에 나섰으나, 경쟁력에서 밀렸다. 또 울버햄턴이 제시한 개인 조건도 만족스러웠다.
황희찬은 주말 영국으로 이동해 남은 이적 절차를 마무리한 뒤 31일 귀국해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A대표팀 소집훈련에 참가한다. 대표팀은 9월 2일 이라크(서울월드컵경기장), 9월 7일 레바논(수원월드컵경기장)과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홈 2연전을 펼친다. ‘벤투호’에서 윙포워드로 주로 나서는 황희찬은 ‘캡틴’ 손흥민(29·토트넘), 최전방 스트라이커 황의조(29·보르도)와 함께 공격 삼각편대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