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AI 로 환자 치료 만족도 높인다”

입력 2021-09-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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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 서비스에도 다양한 첨단기술들이 도입되고 있다. 유지현 일산백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 재활로봇을 활용한 로봇보조 보행치료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일산백병원

국내 의료업계, 다양한 첨단기술 도입

일산백병원, 로봇보행치료 적극 활용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단계 조절 가능
서울아산, AI로 녹내장 환자 진단
고위험 환자 86% 정확도로 선별
인공지능부터 로봇까지 다양한 첨단기술들이 국내 의료 서비스에 적극 도입되고 있다. 최근 종합병원들은 해외 하이테크 치료법을 도입해 적극적으로 운영하거나, 자체 연구를 통해 새로운 진단 모델을 개발하는 등 의학에 타 분야 기술을 접목하는 융합화에 적극적이다. 의료서비스의 하이테크화는 진료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절감하고, 환자의 치료 만족도 역시 높아 기대를 받고 있다.

로봇 보행치료, 보행기능 2.2배 향상

1999년 스위스에서 처음 개발한 로봇보조 보행치료는 뇌졸중이나 척수손상 환자를 위해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해외에서는 2000년대 초부터 재활치료의 중요한 요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산백병원은 재활치료에 로봇보조 보행치료를 적극 활용하는 대표적인 국내 의료기관이다. 로봇보조 보행치료는 뇌졸중이나 파킨슨병, 척수손상에 의해 편마비, 사지마비, 하지마비 등이 발생한 환자의 보행을 돕는다. 발병 6개월 이내 시행하면 더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산백병원이 불완전 척수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로봇보조 보행치료 결과를 분석한 결과 시행 전보다 보행기능은 2.2배, 균형감각은 1.2배나 향상됐다.

로봇보조 보행치료에 사용되는 하지재활로봇은 허벅지와 무릎, 발목관절 움직임을 로봇이 제어하는 ‘외골격형’과 발판의 움직임으로 보행패턴을 만드는 ‘발판구동형’으로 나뉜다. 이 치료의 가장 큰 장점은 환자들에게 조기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재활로봇 종류에 따라 평지걷기 외에 계단 오르내리기 훈련도 가능하다. 환자 근력과 균형감각, 보행능력에 따라 치료의 단계를 조절할 수도 있다.

아직까지 모든 환자가 로봇보조 보행치료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잠깐이라도 설 수 있는 근력과 균형능력은 있어야 한다. 또 인지기능과 언어기능이 뒷받침 돼야 효과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유지현 일산백병원 재활의학과(로봇재활치료실) 교수는 “근력 및 균형능력 저하 정도가 심해 치료사 도움만으로는 보행치료를 받을 수 없는 환자도 조기에 시작할 수 있다”면서 “특히 하지관절제어나 발판 움직임을 통해 정상적인 보행패턴을 만들어 기존에 비해 보행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장점을 소개했다.

AI를 통해 녹내장을 치료하고 있는 성경림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AI진단모델, 녹내장 사례 딥러닝 학습

최근 여러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은 인공지능(AI)은 병원에서도 차츰 다양한 분야에 도입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안과의 녹내장 환자 진단에 인공지능의 딥러닝 기법을 활용해 주목을 받고 있다.

녹내장은 시야가 주변부부터 중심부로 서서히 흐릿해져 말기에야 자각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방치하면 실명까지 다다를 수 있지만 현재로선 진행을 최대한 늦추는 치료 밖에 없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해 심해지지 않도록 예방 치료를 하고 꾸준히 추적관찰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중증 녹내장을 지금까지는 정확히 선별하기 어려웠다. 안과 전문의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6개월마다 주기적으로 시야 검사를 해 녹내장 진행을 예측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안과의 성경림·신중원, 강릉아산병원 안과 손길환 교수팀은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해 고위험 녹내장 환자를 약 86% 정확도로 선별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연구팀은 1998년부터 2020년까지 녹내장으로 진단된 9만6542건의 시야 검사 결과를 인공지능에 딥러닝 기법으로 학습시켜 진단 모델을 개발했다.

책임 연구자인 성경림 교수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된 인공지능 모델은 약 6개월 간격으로 세 번의 시야 검사로 고위험 녹내장을 조기 진단하고 추가적인 약물치료 혹은 수술 등 최적화된 치료를 수립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안과 분야 국제 학술지 ‘미국안과학회지(American Journal of Ophthalmology, IF=5.258)’에 최근 게재됐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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