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포식자 두산-승부수 띄우는 한화, 더블헤더 누가 웃고 있나

입력 2021-09-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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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헤더의 승률은 대개 5할대로 수렴하지만, 올 시즌에는 두산이 압도적이다. 총 5차례의 더블헤더(10경기)에서 8승을 쓸어 담았다. 김태형 감독의 과감한 불펜 운영과 적극적인 대타 활용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더블헤더를 싹쓸이한 뒤 기뻐하는 두산 선수들. 잠실|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미니 단기전을 잡아라!

하루 2경기가 우천 등 변수 없이 성사된 것을 기준으로 더블헤더(DH)는 14일까지 총 20차례(40경기)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사령탑은 제1경기 승리에 초점을 맞춘다. 첫 단추를 잘 끼운다면 부담을 덜 안고 제2경기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승조 등 자원들을 제1경기에 쏟아 붓는다면, 제2경기 연투는 지양하는 경향도 뚜렷하다. 이 때문에 DH의 승률은 표본이 적잖게 쌓인다면 5할대 근처에서 형성된다.

두산, 더블헤더의 포식자

올해는 조금 다르다. 두산 베어스가 DH의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다. 올해 두산은 승률 0.800(8승2패)을 자랑한다. 스윕 승만 3차례다. 이 부문 2위 KT 위즈는 승률 0.667(4승2패). 올 시즌 독주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KT는 평균을 따라가고 있다면, 두산은 김태형 감독의 승부사 기질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부상, 프리에이전트(FA) 이탈 등으로 뎁스 자체가 두껍지 않음에도 6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지휘했던 김 감독은 신들린 대타작전과 연투를 감수한 불펜운영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단기전에 강했던 면모 그대로다. 12일 LG 트윈스와 DH를 쓸어 담은 게 대표적이다.


수베로의 미리 보는 단기전?

또 하나 흥미로운 대목은 한화 이글스의 DH 승률 0.500(3승3패2무)이다. 정규시즌 승률은 4할에 미치지 못하지만, 단기전에선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허를 찌르는 운용이 힘을 내고 있다. 12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와 DH가 대표적이다. 제1경기에서 삼성은 데이비드 뷰캐넌을 투입했으나 한화는 투수 8명을 투입하는 물량공세로 맞섰다. 이 중에는 에이스 라이언 카펜터도 포함돼있었다. 카펜터가 1이닝을 효율적으로 막아준 덕에 3-3 무승부가 가능했다. 한화는 제2경기에서도 투수 9명을 쏟아 부으며 무승부를 따냈다. 갈 길 바쁜 삼성으로선 너무도 뼈아픈 2무였다.


승리만큼 중요한 관리

DH 2승은 최상의 결과겠지만, 이를 위해 무리수를 던지는 사령탑은 없다. 불펜투수들 중 하루에 DH 두 경기에 모두 등판한 사례는 총 18명. 이 중 2회 이상 하루 2경기 등판을 기록한 이는 없다. 두산 이영하가 12일 잠실에서 1.2이닝~2.1이닝으로 4이닝을 던진 게 최다다. KT와 LG는 하루 2경기 등판 투수가 아직 없다. 불펜의 양과 질 모두 구축이 된 데다, 선수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이강철 KT 감독, 류지현 LG 감독의 성향이 묻어난다.

이처럼 DH는 ‘작은 단기전’이다. 일반적인 정규시즌 경기와 다른 운영을 하는 팀이 재미를 보는 경향이 뚜렷하다. 당장 15일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가 광주에서 DH를 치르는 등 이번 주에도 2차례 일정이 예고돼있다. DH는 남은 시즌 더욱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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