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인터뷰] “야구 잘해도 티내지 말고!” NC 김녹원 초심이 선명히 새겨진 이유

입력 2021-09-20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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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의 2022년 2차 3라운더 김녹원에게 목표를 묻자 “실력과 인성을 두루 갖춘 선수”라는 답이 돌아왔다. 아기공룡은 어릴 때부터 가족들에게 매일같이 들었던 겸손을 자신했다. 사진제공 | 김녹원

어릴 때부터 겸손만큼은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다. 당장 그라운드를 떠나도 집에 돌아가면 부모님과 누나들이 이를 강조했으니 겸손이 습관이 된 것도 당연했다. 김녹원(18·NC 다이노스)은 마운드 위에서의 모습만큼이나, 인성까지 두루 갖춘 자신을 그리고 있다.


NC는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에 광주일고 투수 김녹원을 지명했다. 올해 고교야구 7경기에 등판해 30.1이닝을 소화했는데 4사구가 4개에 불과했다. 스트라이크존을 활용하는 노하우를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다. NC 관계자는 “김녹원은 특정 구종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변화구와 속구를 몸쪽으로 자신 있게 구사할 능력을 갖췄다. 1군의 전천후 자원으로 성장을 기대하며 지명했다”고 설명했다.


지명 후 스포츠동아와 연락이 닿은 김녹원은 “포심 패스트볼은 올해 최고 147㎞까지 찍혔다. 체인지업도 자신 있고, 커브, 슬라이더도 구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스로 꼽은 강점은 멘탈. “어떤 타자가 나와도 쫄지 않고 당차게 던지는 배짱과 낮은 제구는 자신 있다”고 자평했다.


NC 입단 후 광주일고 2년 선배 박시원에게 축하 연락이 왔다고. 김녹원은 박시원을 ‘야구 잘하고 잘생기고 후배한테 잘해주는 선배’로 기억했다. 재학 기간이 겹친 것은 아니지만 직속선배 김영규도 있는 만큼 적응에는 문제가 없을 터. 롤 모델인 원종현과 함께 뛸 수 있다는 것도 영광이다. 김녹원은 “원종현 선배 스토리를 알고 있다. 아픔을 치료한 뒤 경기장에서 씩씩하게 던지는 모습이 너무 멋졌다. 그렇게 감동을 안겨주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누나 세 명이 있는 김녹원은 애지중지 막둥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반대했다. 그때 김녹원은 “누나들은 하고 싶은 걸 시켜주는데 왜 난 안 시켜주는가”라고 반문하며 나름의 시위(?)를 했다. 진심을 깨달은 부모님의 마음도 움직였다. 다만 금방 제풀에 지칠 줄 알았는데, 김녹원이 이를 악물고 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그 모습을 보고 초등학생 때부터 트레이닝 센터에 보내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야구에 큰 관심이 없던 그의 누나들도 김녹원이 지명된 후부터 NC에 대한 이런저런 것들을 찾아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녹원은 10개 구단 모든 팀의 야구를 챙겨보는 ‘야구광’ 아버지의 TV 채널이 이젠 NC 경기로 고정되길 기대하고 있다.


김녹원의 아버지는 언제나 “야구를 잘한다고 거만해지면 안 된다”고 강조해왔다. “야구를 잘해도 너 혼자만 조용히 좋아해라. 다른 사람들 앞에서 티를 내지 말아라”고 거듭 말했고, 누나들도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강조했다고. 때문에 향후 1군에서 어떤 퍼포먼스를 내더라도 결코 거만하지 않겠다는, 그리고 인성까지 갖춘 선수로 평가받고 싶다는 자신감이 충만했다.


“이름이 특이한 만큼 이름으로 기억될 수 있다. 하지만 신인답게 패기 넘치는 모습으로, 그리고 팀 이름처럼 공룡처럼 강하고 씩씩하게 던지는 모습을 보여드려서 야구로도 강한 인상과 감동을 남기고 싶다. 코로나19로 다들 힘드신데, 내년엔 많은 관중이 계신 야구장 앞에서 멋진 모습 보여드리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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