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진세버그 의문사 (당혹사2)

입력 2021-09-30 13: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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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당신이 혹하는 사이’(약칭 당혹사) 시즌2 8회가 30일 밤 10시 30분 방송된다.

제작진에 따르면 제작자 윤종신의 집에서 열린 기획 회의엔 영화감독 변영주와 코미디언 송은이, 배우 봉태규, 가수 유빈, 모델 겸 배우 주우재, 프로파일러 권일용과 함께 역사 탐정 심용환이 초대됐다. 이번 8회에서는 스토리 텔러 변영주와 봉태규가 열띤 토론으로 그간 ‘당혹사’ 애청자들의 요청이 쇄도했던 이야기를 선보이며 녹화장의 분위기를 더욱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이야기는 2009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을 다룬다. 당시 사건은 2009년 7월 순천의 한 작은 마을에서 시작됐다. 작업장에서 근무하던 할머니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막걸리를 마시고 사망했는데, 막걸리에서 치사량의 10배가 넘는 청산가리가 검출되면서 이 사건은 명백한 살인사건임이 밝혀졌다. 끔찍한 살인사건의 범인을 잡기 위해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지만, 좀처럼 실마리를 잡지 못하던 와중에 범인은 전혀 엉뚱한 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는데, 별개의 사건을 수사하던 광주지검 순천지청에서 뜬금없이 이 사건의 범인을 잡았다고 발표했다.

검찰이 지목한 이 사건의 진범은 놀랍게도 작업장에 막걸리를 가져온 최 씨의 남편과 막내딸이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두 부녀의 범행 동기였는데, 당시 검찰은 “부녀가 15년 간 부적절한 성적 관계를 이어오다 아내이자 엄마인 최씨에게 이 사실을 들켰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이 사건으로 백씨 부녀는 대법원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고 이후 12년이 흘렀다.

이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 ‘결백’이 개봉하면서 이 사건은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건의 진실은 따로 있다’거나 ‘부녀의 자백은 수사기관이 쓴 소설이다’라는 이야기가 SNS는 물론이고 부녀가 살던 마을과 수사기관 내부에서조차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대체 왜 이런 소문이 퍼지고 있는 건지, 부녀는 정말 아내이자 엄마를 살해한 끔찍한 범인인지 이야기해본다.

‘당혹사’ 팀은 검찰이 제출하지 않은 자료까지 더해 사건기록 19권짜리 자료를 입수해 스토리텔러 변영주 감독,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와 재심 전문으로 유명한 박준영 변호사와 함께 이 사건을 전면 재검토했다. 확증편향을 경계하기 위해 변 감독은 부녀의 무죄 가능성을 살피는 변호인의 입장에서, 배우 봉태규는 이들의 범행을 입증하는 검사의 입장에서 이 사건을 풀어 나갔다.

그런데 이야기가 한창 전개되던 중 변호인의 역할을 맡은 변 감독이 내놓은 뜻밖의 증거들로 녹화장은 충격에 휩싸이고 마는데, 놀랍게도 그것은 당시 재판에서는 전혀 검토되지 않았고 제출되지도 않았던 피고인들의 알리바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이었다. 공정한 재판이었다면 당연히 제출되었어야 할 이 자료들은 박준영 변호사와 ‘당혹사’ 제작진이 찾아나서기 전까지 무려 12년 동안 캐비닛 안에 감춰져 있었다. 과연 실수였을지, 누군가의 고의적인 은닉이었을지 궁금해진다. 사건 초기 이 사건의 프로파일링에 참여했던 권일용 교수는 “피의자 신문 조서에 기록된 몇 가지 숫자들만 보더라도 이 사건의 조사는 처음부터 잘못됐다”며 개탄했다.

이에 ‘당혹사’에서는 그동안 단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던 충격적인 자료를 입수,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명확한 증거는 자백뿐이었던 이 사건에서 과연 부녀가 왜 어떻게 자백을 했는지, 그 과정이 담겨있는 진술녹화 영상이 이번 ‘당혹사’ 시즌2 8회 방송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특히 이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죽은 최씨의 남편 백모씨의 경우 본인과 가족의 동의를 받아 얼굴을 가리지 않은 채 조사 받는 모습을 공개할 예정이다.

2009년 당시 세간을 경악하게 만들었던 전대미문의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 ‘당혹사’와 박준영 변호사는 10년 넘게 진실을 가리고 있던 장막을 걷어낼 수 있을지, 더 혹하는 이야기로 찾아온 이번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은 이날 밤 10시 30분 방송되는 ‘당혹사’ 시즌2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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