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막힌 혈 뚫어줘야” KT, 결국은 베테랑들이 다시 일어서야

입력 2021-10-14 1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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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유한준(왼쪽), 박경수. 스포츠동아DB

베테랑들의 활약이 다시 한번 더 필요하다.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노리는 KT 위즈가 장기 레이스 완주를 목전에 두고 마지막 고비를 맞았다. 2위 삼성 라이온즈, 3위 LG 트윈스의 맹렬한 추격으로 선두 수성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KT는 12, 13일 잠실 원정에서 두산 베어스에 잇달아 덜미를 잡혔다. 최근 등판에서 안정적 컨디션을 자랑했던 윌리엄 쿠에바스와 배제성이라는 막강 선발 카드들 내고도 연패를 당했다.


이 두 경기에서 KT가 뽑은 점수는 고작 4점. 12일에는 1득점에 그쳤고, 13일에도 3득점에 머물렀다. KT는 7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9-2 승) 이후 4경기에산 단 한 차례도 5점 이상을 얻지 못했다.


쫓기는 입장은 항상 괴롭다. 초조함 속에 구성원 모두가 조급해질 수 있다. 더욱이 지금처럼 타격이 하향세로 접어들면 초조함과 압박감은 배가될 우려가 크다.


이강철 KT 감독은 “하던 대로 해야 한다. 나 자신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분위기 반전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13일 경기를 앞두고는 이를 위한 해결책을 꼽기도 했다. 기대감을 표시한 대상은 베테랑들이었다. 이 감독은 “누군가가 나서서 막힌 혈을 뚫어줘야 한다. 결국 베테랑들이 해줘야 하지 않겠나. 그들이 해줘야 다른 선수들도 따라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 선두를 공고히 한 KT의 힘은 ‘조화’에 있었다. 강백호(22), 배정대(26) 같은 젊은 선수들이 기량을 만개하는 가운데 유한준(40), 박경수(37)로 이어지는 베테랑들이 제 몫을 해내며 팀을 이끌었다.


이 감독이 베테랑들에게 선봉에 서줄 것을 부탁한 이유는 또 있다. 선두 도약을 가능하게 만들었을 때와 이후 수차례의 위기극복과정 등에서 늘 베테랑들이 큰 힘을 보탰기 때문이다.


올 시즌 KT는 6월에 가장 높은 월간 승률을 작성했다. 16승7패로 0.696의 승률을 기록했는데, 이 당시 유한준은 0.433의 맹타를 휘두르며 타선의 기둥 역할을 했다. 박경수도 3일 인천 SSG 랜더스전(8-6 승) 결승타, 5일 수원 NC 다이노스전(4-4 무) 9회말 동점타 등으로 잇달아 팀을 구했다.


압도적 전력을 자랑하는 팀이라고 해도 시즌 내내 고공행진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흔들리는 시기에 ‘누가 얼마나 더 위기를 잘 관리하느냐’가 강팀의 필수조건 중 하나다. 지금의 KT에는 또 한번 소방수가 절실하다. 노련미를 앞세운 베테랑들이 막힌 혈을 뚫어줄 때다.

잠실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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