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vs 케이타’ 라이벌전 불붙었다 [V리그]

입력 2021-10-27 10:3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OK금융그룹 레오(왼쪽), KB손해보험 케이타. 사진제공|OK금융그룹, KOVO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레오(31·OK금융그룹)와 케이타(20·KB손해보험)의 특급 외인 맞대결이었다.

2012~2013시즌 삼성화재를 통해 V리그에 데뷔한 쿠바 출신 레오는 3시즌을 뛰면서 V리그 최초로 3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을 정도로 절대적 존재였다. 중국, 중동에서 뛰다가 7시즌 만에 V리그로 복귀하면서 집중조명을 받았다.


말리 출신 케이타 또한 지난 시즌을 통해 ‘특급’으로 자리매김했다. 탄력 넘치는 점프와 가공할 공격력으로 정규리그 득점왕(1147점)에 오른 그는 KB손해보험을 10년 만에 ‘봄배구’로 이끌었다. 개성 넘치는 세리머니도 트레이드마크다.


둘은 26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처음 마주했다. 경기 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과연 누가 더 셀지에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예상대로 첫판부터 불꽃을 튀겼다.


결과는 레오의 판정승. OK금융그룹이 세트스코어 3-1로 KB손해보험을 물리쳤다. 2연승의 OK금융그
룹(승점 5)은 6위에서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날 레오는 지난 2경기보다 컨디션이 좋아보였다. 반면 케이타는 직전 경기에서 왼쪽 발목을 다쳐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다. 1, 2세트는 레오가 경기를 주도했다. 3세트에는 리듬감을 되찾은 케이타의 반격이 성공했다. 하지만 4세트에서 레오의 뒷심이 더 강했다.


레오는 이날 서브 득점 3개, 블로킹 1개를 포함해 31득점, 공격성공률 56.25%로 펄펄 날았다. 케이타 역시 발목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8득점에 공격성공률 62.50%를 올리며 자존심을 지켰다. 개인기록에선 케이타가 앞섰지만, 경기는 조직력에서 앞선 OK금융그룹의 승리로 끝났다.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의 심리전도 돋보였다. 석 감독은 경기 후 “3세트에 레오를 뺄 때 ‘케이타가 네 위에서 때린다’며 자극을 줬다”고 밝혔다. 승부욕이 강한 레오의 자존심을 일부러 건드린 것이다. 이것이 주효했다. 레오는 4세트에만 9점을 몰아쳤다.


레오는 케이타와 대결이 흥미로웠던 모양이다. 그는 “케이타 같은 선수가 있으면 흥이 난다. 배구가 재미있다”며 “재능 있고 어린 선수가 100%를 넘어 120%를 해주면 나도 120%를 끌어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