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PS 전체 번트안타 79개, 그 중 10개가 두산 ‘정가영’

입력 2021-11-02 13: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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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2회말 1사 1루 두산 정수빈이 기습 번트로 안타를 만들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아웃카운트 1개의 무게감이 정규시즌 몇 배에 달하는 포스트시즌(PS). 센스로 중무장한 선수라도 쉽사리 번트안타를 노리지 못한다. KBO리그 PS 역사상 번트안타가 전체 79개에 불과한 이유다. 그 중 10개가 한 명의 손에서 나왔다. 정수빈(31·두산 베어스)의 존재감이다.

정수빈은 1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서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장해 5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첫 세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났지만, 2-4로 뒤진 8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출루에 성공했다. 마운드에 키움 3번째 투수 김재웅이 올라온 상황. 정수빈은 초구부터 배트를 눕혔다. 기습번트 시도. 투수와 1루 사이 쪽으로 향한 타구를 키움 1루수 전병우가 포착하지 못했다.

전병우는 공이 라이트에 들어갔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정수빈의 PS 통산 10번째 번트안타였다. 정수빈은 이후 김재환의 투런포 때 유유히 홈을 밟아 동점을 이끌었다.

빠른 발과 허를 찌르는 센스 모두 갖춘 정수빈이기에 가능한 장면이다. 2009년 데뷔한 정수빈은 올해까지 정규시즌 통산 번트안타 58개를 기록했다. 박해민(삼성 라이온즈·84개)에 이어 전체 2위. PS로 범위를 좁히면 압도적 1위다. KBO리그 공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정수빈의 PS 번트안타는 1일 키움전이 10호. 이 부문 2위가 박종호(은퇴)인데 3개다. 그 다음은 2개씩만 기록했다. 정수빈이 PS 70경기에 출장한 베테랑이라는 점도 한몫했지만, 기민한 플레이로 상대를 농락하며 분위기를 바꾸는 툴을 갖췄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가을의 영웅. 정수빈은 자신의 계절 그 첫 단추를 깔끔히 끼웠다. 비록 WC 1차전에서 팀이 패하며 아쉬움을 삼켜야했지만, 정수빈은 여전히 상대 내야를 흔들 채비가 돼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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