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됐지만 막을 수 없는 육성응원, PS의 변수 될까 [PS 리포트]

입력 2021-11-02 15:4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스포츠동아DB

키움 히어로즈-두산 베어스의 올해 KBO리그 포스트시즌(PS) 와일드카드 결정전(WC) 1차전이 열린 1일 잠실구장의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활기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관중입장을 제한한 이후 처음으로 좌석의 100%를 운영한 날이었고, 관중 수도 코로나19 시대 들어 최다인 1만2422명이었다. 취식까지 허용돼 코로나19 시대 이전과 다름없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경기가 접전 양상으로 치닫자 원칙적으로 금지된 육성응원이 나왔다. 팬들이 입을 모아 응원가를 부르고 선수의 이름을 외치니 이를 단속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그동안은 원칙을 어기고 목소리를 내는 팬이 따가운 눈총을 받곤 했지만, 이날은 달랐다.

당초 양 팀 응원단장들도 육성응원 금지라는 원칙에 맞춰 경기를 준비했다. 두산은 5000장의 클래퍼를 마련해 리듬을 맞추는 응원을 기획했고, 키움 팬들도 막대풍선과 박수로 응원을 시작했다. 그러나 팽팽한 흐름이 지속되고, 키움이 달아나면 두산이 추격하는 형국이 이어지자 한껏 올라간 팬들의 ‘텐션’은 원칙으로부터 한참 멀어졌다. 전광판에 ‘육성응원을 자제해달라’는 메시지가 표출됐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인기구단간의 매치업이 성사되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육성응원을 물리적으로 막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한 명의 팬을 본보기로 적발할 수도, 팬들을 단체로 야구장에서 내보낼 수도 없다 보니 난감한 상황이 거듭될 수밖에 없다. 특히 관중석에서 취식이 허용된 마당에 마스크를 쓰고 응원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고민도 따른다.

이 때문에 경호업체의 고충은 커졌다. 잠실구장 경호업체 관계자는 2일 WC 2차전을 앞두고 스포츠동아와 만나 “육성응원을 제지하려고 해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식사를 하는 관중이 있다’고 반박하는 상황이 나온다”며 “특히 경기가 과열된 상황에선 더더욱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경호업체가 매뉴얼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응원단 역시 마이크를 통해 자제를 요청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통제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정부도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일 “문화체육관광부, 구단, 협회(KBO) 등과 이런 부분(함성 및 구호 금지)이 철저히 지켜지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 조치하도록 논의하겠다”며 “마스크를 쓰고 있더라도 함성이나 구호를 외치면 침방울 배출이 많아지고 강해져서 마스크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육성응원이 향후 PS의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오랫동안 무관중 경기에 익숙했던 선수들이기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키움 이정후는 1차전 승리 직후 “육성응원이 안 된다고 알고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에너지가 더 생겼고, 아드레날린도 더 나온 것 같다”고 말했고, 두산 김태형 감독은 “누군가는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라고 밝혔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