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에서 순위 뒤집기는 딱 한번 있었다 [스토리사커]

입력 2021-11-0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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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이민성 감독(왼쪽), 전남 전경준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가 1부 리그와 2부 리그로 나뉜 것은 2013시즌이다. 당시 1부는 클래식, 2부는 챌린지로 불렸다. 승격과 강등 시스템이 만들어지면서 1부에 대한 관심은 더 커졌다. 우승 향방에다가 생존경쟁이 추가되면서 더욱 치열해졌다.

반면 2부는 관심 밖이었다. 묘안이 필요했다. 흥행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플레이오프(PO)를 도입했다. 리그 3위와 4위가 준PO를 갖고, 승리한 팀이 2위와 PO를 펼친다. 여기서 이긴 팀이 1부 11위와 승강 PO를 치른다.

준PO와 PO는 단판 승부다. 홈경기 개최권은 리그 상위 팀에 주어지고, 전·후반 90분 안에 승부가 나지 않으면 연장이나 승부차기 없이 홈 팀 승리로 간주된다. 이런 무승부 규정 덕분에 홈 팀은 선택의 폭이 넓다. 경기 흐름에 따라 다양한 옵션이 가능하다. 하지만 비기기만 해도 된다는 생각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원정 팀 입장에선 무조건 이겨야한다. 공격만이 살 길이다. 다만, 공격 일변도로 나가다보면 한방에 훅 갈 수도 있다.

준PO가 처음 열린 2014시즌은 이변의 연속이었다. 2위 안산 경찰축구단, 3위 강원FC, 4위 광주FC가 PO 티켓을 따낸 가운데 광주가 주인공이 됐다. 남기일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광주는 준PO에서 강원을 1-0으로 눌렀다. 지난 시즌까지 역대 준PO에서 하위 팀이 상위 팀을 잡은 건 광주가 유일하다. 광주는 내친김에 PO와 승강 PO를 모두 통과하며 1부로 승격했다.

2015시즌 준PO 진출 팀은 수원FC(3위)와 서울이랜드(4위)였다. 결과는 3-3 무승부로 홈 팀 수원FC가 웃었다. 역대 준PO에서 가장 많은 점수가 난 경기였다. 상승세를 탄 수원FC는 PO에서 대구FC마저 눌렀다.


2016시즌엔 경찰축구단인 안산무궁화가 시민구단 창단과 연고지 이전 문제로 승격이 제한된 가운데 리그 2위 대구가 자동 승격하는 행운을 안았다. 이에 따라 준PO 출전권도 5위까지 주어졌는데, 강원FC(4위)가 부산 아이파크(5위)를 1-0으로 이겼다. 강원은 PO에서도 부천FC를 2-1로 꺾었다. 이때까지 3시즌 연속으로 준PO 승자가 PO에서도 승리했다.

2017시즌엔 달랐다. 연고지를 옮긴 경찰축구단 아산무궁화(3위)가 성남FC(4위)를 준PO에서 물리쳤지만, PO에서 부산(2위)에 0-3으로 무너졌다.

2018시즌엔 승격 자격이 없는 아산무궁화가 우승하면서 2위 성남FC가 자동 승격한 가운데 준PO에선 대전(4위)이 광주(5위)를 물리쳤다. 2019시즌엔 3위 FC안양이 4위 부천과 비겼고, 지난 시즌엔 3위 경남이 4위 대전을 눌렀다.

역대 준PO 스코어를 보면 1-0 승부가 4번, 1-1이 2번, 3-3이 한번 나왔다. 조심스러운 경기운영으로 승부는 박빙이었다. 또 역전승이 단 한번도 없었다. 선제골을 넣은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의미다.

이민성 감독의 대전(3위)과 전경준 감독의 전남(4위)이 3일 준PO에서 맞붙는다. 장소는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이다. 홈에서 강한 대전과 원정에서 강한 전남의 창과 방패의 대결에서 과연 누가 웃을까.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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