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우승할 때까지 야구한다” 불혹 넘어 그 이상을 바라보는 삼성 오승환

입력 2021-11-30 1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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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승환. 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의 ‘끝판대장’ 오승환(39). 한국 나이로 불혹이지만, 올해도 팀이 필요로 하면 언제든 마운드에 올랐다. 적지 않은 나이에 3연투도, 4개 이상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지는 멀티이닝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결과물은 KBO리그 최고령 세이브왕이었다. 무려 44세이브를 챙겨 만만치 않은 젊은 클로저들과 경쟁에서 완승을 거뒀다.

오승환은 29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 참석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소속팀 삼성이 KBO리그 정상에 복귀할 때까지 계속 공을 던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KBO리그에선 오로지 삼성의 파란색 유니폼만 입은 그가 소속팀을 향한 강한 애정을 드러낸 표현이기도 했지만, 많은 나이에도 큰 흔들림 없이 마운드에서 강속구를 던져 타자들을 압도해온 그였기에 시사하는 바가 더 적지 않았다.

지난해 KBO리그로 돌아온 오승환은 45경기에서 3승2패18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ERA) 2.64의 성적을 남겼다. 그가 일본과 미국무대를 거치는 동안 KBO리그의 경기력은 크게 달라졌다. 아무리 오승환이라도 세월의 무게를 견디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말까지 나왔다. 그럼에도 성공적인 복귀를 신고했다.

29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1 KBO 시상식‘에 참석한 삼성 오승환이 세이브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021시즌을 앞두고는 준비에 더욱 공을 들였다. 개막 직후 다소 흔들렸지만 세이브를 차곡차곡 챙겼고, 5월과 6월에는 ‘끝판대장’의 위용을 되찾으며 2개월간 18차례에 걸쳐 성공적으로 팀의 승리를 마무리했다. 오승환이 뒷문을 든든하게 지켜주자, 삼성도 상승세를 타 선두권으로 진입했고, 정규시즌 막판 1위 경쟁까지 펼쳤다.

하지만 삼성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정규시즌 1위를 결정하는 타이브레이커에서 KT 위즈에 져 2위로 밀려면서 6시즌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플레이오프로 직행해 정상 등극을 노렸지만, 두산 베어스의 ‘업셋 돌풍’에 휘말려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진 못했다.

오승환은 올해 정규시즌을 통해 삼성이 다시 강해졌음을 알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왕조’까지 이뤘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면 구성원 모두가 더 강해져야 한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삼성이 올 시즌 도약에 성공한 것은 맞지만, 뒷심은 부족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아쉬움을 뼈저리게 느낀 베테랑 클로저의 한마디가 삼성 선수들에게 어떤 울림을 줄지 궁금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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