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 선발 줄 이탈’ 토론토, 류현진 다시 한번 가치를 증명하라

입력 2021-12-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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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20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합류한 류현진(34)에게 구단이 기대했던 것은 에이스의 역할과 젊은 선수들의 멘토 역할이다. 전도유망한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토론토에서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으로서도 그의 가치는 컸다.


첫 시즌 류현진의 활약은 완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축소된 가운데, 12경기에서 선발등판해 5승2패, 평균자책점(ERA) 2.69를 기록했다. 선발로테이션은 물론 팀 전체로 봤을 때도 비중이 엄청났다.


그러나 2번째 시즌이었던 올해 31경기에선 개인 한 시즌 최다승 타이인 14승(10패)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ERA가 4.37까지 치솟아 우려를 샀다. 최고 구속 150㎞의 직구는 여전히 힘이 있었지만,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움직임이 다소 무뎌진 탓에 정타를 얻어맞는 빈도가 늘었다. 무엇보다 팀 순위경쟁이 한창일 때 힘이 되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그 사이 에이스 역할은 로비 레이에게 넘어갔다. 지난해와 비교해 입지가 꽤 좁아졌다.

토론토의 오프시즌 행보도 류현진의 입지와 맞닿아 있다.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을 수상한 레이는 시애틀 매리너스로, 스티브 마츠는 뉴욕 메츠로 각각 이적했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확실한 대우를 받고 떠났다. 그러나 경쟁자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토론토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FA가 된 케빈 가우스먼을 5년 1억1000만 달러(약 1296억 원)에 영입했고, 호세 베리오스와도 7년 1억3100만 달러(약 1544억 원)에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현지 언론에선 류현진이 베리오스-가우스먼에 이어 3선발을 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케빈 가우스먼(왼쪽), 호세 베리오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케빈 가우스먼(왼쪽), 호세 베리오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가우스먼은 올해 33경기에 선발등판해 14승6패, ERA 2.81을 올리며 내셔널리그(NL)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커리어 하이를 작성했다. 시즌 중반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이적한 베리오스도 올해 32경기에서 12승9패, ERA 3.52를 찍었다. 최근 5시즌 중 4차례나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며 꾸준함을 과시했다.


실망할 이유는 전혀 없다. 지금까지 유지해온 폼을 보여준다면, 류현진은 여전히 비중이 큰 선발투수다. 무엇보다 본인이 개선해야 할 점들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고, 구위에도 문제가 없기에 반전 가능성은 열려있다. MLB닷컴도 “토론토로선 반등한 류현진이 필요하다”며 “건강한 류현진은 2선발 또는 매우 좋은 3선발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2년 남은 계약기간 동안 에이스라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편하게 투구한다면 충분히 제 몫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꾸준했던 데다, 올해 성적 역시 ‘부진’으로 평가절하할 수준은 아니어서 더욱 그렇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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