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이제야 첫 단추를 꿴 IBK기업은행이 가야 할 길

입력 2021-12-05 15: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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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11월 21일 단장과 감독을 동시에 경질했던 IBK기업은행이 2일 김사니 감독대행의 자진사퇴로 새 국면을 맞았다. 팀 정상화의 첫 단추를 마침내 꿰면서 수습의 길이 조금씩 보인다.

구단은 11월 22일 새 단장을 선임한 데 이어 새 감독 임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감독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이번에 실감했을 것이다. 미래까지 생각해 더욱 심사숙고해야 하는 작업이다.

5일 페퍼저축은행과 홈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에 들어온 안태영 새 감독대행은 “팀에 온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 속사정을 모른다. 곤란한 질문은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2경기 정도 대행을 하겠지만, 1~2경기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 말에서 미루어 짐작하자면 3라운드 안에 신임 감독은 결정될 전망이다.

새 사령탑이 가장 먼저 할 일은 사분오열된 선수단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다. 생각만큼 쉽진 않을 것이다. 이번 시즌 팀의 모토인 ‘원 팀, 원 스피릿’을 위해선 그동안의 내부문제를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성인들이 모여 일하는 곳에서 갈등은 필연이다. 없다면 거짓말이다. 이를 받아들이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IBK기업은행은 바보처럼 이를 여러 차례 밖으로 노출했다. 지금부터라도 선수들은 직업인으로서의 자세를 되찾고 개인감정은 버려야 한다. 최소한 코트 안에선 하나가 되도록 노력해야 상대가 진정한 팀으로 인정할 것이다.

구단은 외부에 주는 메시지도 통일해야 한다. 그동안 여러 경로로 너무도 다양한 얘기가 새어나갔다. 각자의 버전으로 말하다 보니 와전된 것도, 확대된 것도 많다. 이제는 창구를 단일화해 긍정적인 공동의 메시지가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부구성원의 말과 생각을 하나로 정리하고 묶어야 플레이도 좋아질 것이다. 몸보다는 마음이 먼저 움직여야 하는 게 세상이치다.

김사니 대행은 떠났고, 문제의 발단이었던 조송화의 처리는 어렵지 않다. 인연을 정리한다고 구단이 밝힌 만큼 나머지는 법의 영역이다. 선수의 잘못된 행동의 책임과 함께 잔여연봉을 어떻게 할 것인지만 남는다. 변호사들에게 맡기고 구단은 미래를 향한 새 길을 찾아야 한다. 이렇게 앞으로 나아간다면 IBK기업은행에도 고통의 시간은 지나갈 것이다.

한편 여자부 최하위 두 팀의 대결인데도 지상파TV에서 경기시간을 바꿔가며 생중계한 이날 IBK기업은행-페퍼저축은행의 3라운드 맞대결에선 홈팀이 세트스코어 3-0(25-20 25-20 25-11)으로 이겨 시즌 3승(10패)째를 따냈다. 승점 8로 5위 흥국생명(승점 9)에 바짝 다가섰다. 최근 주전선수들의 체력저하가 눈에 띄는 페퍼저축은행은 시즌 12패(1승)째를 안았다.

화성 |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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