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대 ERA와 4승 사이…2014년 해커가 2022년 파슨스에게 주는 힌트

입력 2021-12-05 1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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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해커-웨스 파슨스. 스포츠동아DB

수년 전까지만 해도 개막을 함께 한 외국인투수가 4승을 거뒀다면 재계약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을 터. 하지만 투수 개인의 승패보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2022년 웨스 파슨스(29·NC 다이노스)의 힌트는 8년 전인 2014년 에릭 해커(38)다.

파슨스는 올 시즌에 앞서 NC와 도장을 찍었고 24경기에서 133이닝을 소화하며 4승8패, 평균자책점(ERA) 3.72를 기록했다.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5월 27일 3승째(창원 삼성 라이온즈전)와 10월 19일 4승째(창원 KT 위즈전) 사이 144일, 13경기 동안 승리 없이 4패만을 떠안았다. 같은 기간 73이닝을 책임지며 ERA 3.58을 기록했으니 개인이 아닌 운의 영역이 더 컸다.

NC는 3년간 에이스로 활약한 드류 루친스키와 더불어 파슨스를 재계약 후보로 분류했다. 임선남 NC 단장은 “후반기로 갈수록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막판 2개월 동안은 스스로를 조금 더 KBO리그에 맞추고 업그레이드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구단 내 데이터팀이나 코칭스태프에 이런저런 것들을 먼저 물어오기도 했고, 그게 퍼포먼스로 이어졌다. 이러한 점들을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승운은 따르지 않았지만 13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들 중 ERA 14위, 땅볼/뜬공 비율(1.37) 7위 등의 지표들로 NC에 잘 맞는 투수임이 입증됐다.

2022년 파슨스가 2014년 해커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다. 2013년 NC가 1군에 진입할 당시부터 함께했던 해커는 첫해 27경기에서 4승11패, ERA 3.63을 기록했다. 3점대 ERA와 4승 모두 올해 파슨스와 같다. 입단 당시에는 아담 윌크, 찰리 쉬렉에 비해 기대치가 높지 않았는데 승운까지 안 따랐다. 하지만 2년차인 2014년 30경기에서 8승8패, ERA 4.01을 기록했고 2015년에는 19승으로 다승왕까지 올랐다. 땅볼유도형 투수라는 점까지 파슨스와 닮아있다. 이동욱 NC 감독도 “2013년엔 찰리와 아담이 에이스였지만 해커가 더욱 꾸준하게 해줬다. 결국 리그에 대한 적응이 관건인데, 후반기 파슨스는 이 점에서 돋보였다”고 칭찬했다.

물론 해커의 성공사례가 파슨스의 내년 활약을 보장할 순 없다. 하지만 적응, 변화에 대해 열린 마음이었다는 성향은 조금 더 많은 기대를 안겨준다. 4승 투수와 재계약 시도가 충분히 합리적인 이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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