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민·한국영의 투혼, 위기의 순간 강원을 지킨 베테랑의 힘 [승강PO 현장]

입력 2021-12-13 08: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임채민·한국영. 강릉|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강등 위기에 몰린 K리그1(1부) 강원FC를 구해낸 것은 베테랑들의 투혼이었다.
강원은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2부) 대전하나시티즌과의 ‘하나원큐 K리그 2021’ 승강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짜릿한 4-1 대역전극을 연출, 기적처럼 잔류에 성공했다.
드라마틱한 승부의 중심에 강원 베테랑 콤비가 있었다. 1-1로 팽팽한 전반 27분과 30분, 주장 임채민과 부주장 한국영은 각각 역전골과 추가골을 터트려 강원 최용수호의 역전승을 진두지휘했다. 임채민은 승강PO 2차전 결승골, 한국영은 팀을 1부 리그에 잔류시키는 결승골을 넣었다.

강원은 모든 게 불리했다. 8일 적지에서 끝난 승강PO 1차전에서 0-1로 패한 강원은 전반 16분 선제 실점하며 절망적인 상황에 내몰렸다. 전반 26분 김대원이 대전하나의 자책골을 유도해 동점을 만들었지만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6시즌만의 K리그2 강등이 불가피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베테랑들이 큰 일을 냈다. 임채민은 김대원의 코너킥을 헤더골로, 한국영은 상대의 허술한 볼 컨트롤 미스를 틈타 추가골을 뽑았다. 1·2차전 합계 스코어까지 3-2 역전을 이룬 강원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강원의 2021시즌은 위기의 연속이었다. 시즌 중 주축 선수들의 교통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등 구단 안팎으로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결국 정규리그 최종 2경기를 앞두고 ‘승부사’ 최용수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정상 등극과 생존을 모두 경험한 최 감독이지만 선수들의 도움이 절실했다. 끝 모를 추락으로 팀 분위기는 어수선했으나 임채민과 한국영이 중심을 잡았다. 수비 기여도는 언제나 그랬듯이 눈부셨고, 대전하나와의 외나무다리 혈투에선 해결사 역할까지 했다.
한국영은 경기를 마친 뒤 “득점이 꼭 필요했다. 감독님은 조연이 되라고 하셨는데 이번만큼은 주연이 되고 싶었다”며 “강원은 2부로 내려앉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정말 간절하게 뛰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항상 열정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빈 한국영이지만, 올해 뇌진탕 부상 후유증과 발목 부상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출전 자체가 큰 도전이다. “여름부터 발목 인대가 파열된 상황에서 경기에 임했다. 병원에서는 더 주사를 맞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말에 그의 투혼이 묻어나왔다.

강릉|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