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선 안 되는 FA 허도환의 진심 “선수에게 FA는 평생의 꿈이다” [SD 인터뷰]

입력 2021-12-23 16: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선수에게 FA는 평생의 꿈이다.”

2021시즌 후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허도환(37)의 진심이다. 2007년 두산 베어스에서 1군에 첫발을 내디딘 뒤 히어로즈~한화 이글스~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KT 위즈를 거치며 처음 얻은 소중한 기회를 포기할 순 없었다. 이는 베테랑의 책임감과도 연결된다.

2022년 FA 시장에는 대어급 선수들이 넘친다. 박건우(NC 다이노스·6년 100억 원)를 시작으로 김재환(두산·4년 115억 원), 김현수(LG 트윈스·4+2년 115억 원), 나성범(KIA 타이거즈·6년 150억 원)까지 4명이 총액 100억 원대의 대형 계약을 따냈다. 강민호, 손아섭, 황재균, 박병호 등도 대기 중이다. 그러다 보니 통산 715경기에서 타율 0.214, 10홈런, 115타점을 기록한 허도환은 존재감이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허도환도 엄연한 FA다. 권리를 행사했으니 그가 필요한 구단의 가치를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 C등급으로 보상선수 없이 영입이 가능하다. 2018년 SK, 올해 KT에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경험한 베테랑의 가치가 FA 시장에서 얼마나 반영될지도 관심사다. 동료들이 그에게 “잘됐으면 좋겠다”고 격려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허도환은 “올해 초 1군에 올라가면서 FA 등록일수를 채운 순간부터 권리 행사를 생각하고 있었다”며 “그동안 10년 이상 뛰었던 선수들은 주전급이 아니면 FA로 인정받기 쉽지 않았다. 미아가 된 사례도 있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백업 선수들도 가치를 인정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선수에게 FA는 평생의 꿈”이라며 “FA를 신청하니 동료 선수들에게 전화가 많이 왔다. ‘정말 잘했다’, ‘형이 잘됐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FA를 신청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컸다”고 덧붙였다.


허도환은 수차례 팀을 옮기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지금도 꾸준히 운동하며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하던 대로 운동하면서 기다리고 있다. 빠르게 계약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에이전트도 없다. 직접 테이블에 앉아 대화하며 협상 과정을 경험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FA 직전 시즌인 올해 좋은 기억을 여러 차례 남겼다. KT 유니폼을 입고 우승을 차지했고, 정규시즌에는 장성우의 백업 역할을 무리 없이 소화했다. 0.393의 높은 득점권 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만큼 자신감도 커졌다. KT에 고마움이 큰 이유다.

“KT는 끈끈하다. (유)한준이 형과 (박)경수, (황)재균이가 구심점을 잘 잡아줬다. 젊은 선수들이 많아서 쉽지 않을 것으로 봤는데, 정말 즐겁게 야구했다. 여러모로 KT에 고마운 마음이 정말 크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