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상무 하나로 통합” …CJ, 파격에 품격을 더하다

입력 2021-12-24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6개 임원직급 ‘경영리더’로 통폐합
산업트렌드·글로벌 경쟁 선제 대응
역할과 성과 따라서 임원 보상 결정
급변하는 산업 트렌드 및 글로벌 경쟁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사장부터 상무대우 6개 직급을 모두 ‘경영리더’ 단일 직급으로 통폐합했다. 인재를 조기발탁하고 경영자율 시스템을 구축해 한발 더 전진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다. 요즘 각 기업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능력, 성과중심의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한 의미있는 시도라는 평가다.

CJ그룹은 23일, “내년부터 사장, 총괄부사장, 부사장, 부사장대우, 상무, 상무대우로 나눠져 있는 6개 임원 직급을 ‘경영리더’ 단일 직급으로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임원직제개편안을 지주 및 각 계열사 이사회에서 승인하고 이번 임원인사에 적용해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

CJ가 임원직급 단일화라는 보기 드문 파격을 앞세운 것은 연공서열과 직급 위주로 운용되는 기존 제도로는 우수 인재들의 역량을 끌어내기 어렵고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절박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기존 대기업 중심으로 임원 직급을 2, 3단계까지 축소한 사례들은 있지만 사장급 이하 임원들을 단일 직급으로 운용하는 것은 CJ가 처음이다. 시도 자체가 파격적인만큼 관련 업계는 CJ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앞으로의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CJ의 설명에 따르면 단일 직급인 ‘경영리더(임원)’의 처우, 보상, 직책은 역할과 성과에 따라서만 결정된다. 성과를 내고 맡은 업무범위가 넓은 임원일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고 더 빨리 주요 보직에 오르게 된다.

CJ는 2000년 국내 최초로 사내에서 ‘님’ 호칭을 도입해 수평적 소통문화를 안착시켰고, 입사 후 10년 만에 임원이 될 수 있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 제도를 2012년 도입하는 등 그동안 인사제도 혁신을 선도해 왔다.

이번 조치에 따라 CJ는 내년부터 임원의 대외호칭으로 대표이사, 부문장, 실장, 담당 등 직책을 사용하고, 내부에서는 기존 그대로 직급 대신 이름을 부르는 ‘님’ 문화를 시행할 예정이다.

CJ는 임원 직급 단일화를 인재육성 시스템 개선의 선도조치로 시행하고 이후 일반직원들의 직급체계도 단순화하는 방안을 계열사별 상황에 맞춰 추진할 예정이다. CJ 관계자는 “그룹의 인적 구성이 점차 젊어지고 있는 만큼, 인사제도나 조직문화도 구성원 특성에 맞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은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2021년 말 기준 CJ그룹 MZ세대 구성원 비중은 75%로 4년 전인 2017년(65%) 대비 10%p 증가했으며 특히 1990년대생 비중은 22.1%에서 37.3%로 약 15%p 급증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