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준 것도·보여줄 것도 많은 LG 정우영, 태극마크도 충분하다 [베이스볼 피플]

입력 2021-12-27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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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고졸 3년차. 아직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훨씬 많은 자원인데 벌써부터 해마다 약점 하나씩은 가뿐히 지워내고 있다. 사이드암 특유의 약점도 어느새 지운 기세다. 정우영(22·LG 트윈스)은 성장 욕심으로 가득하다.

정우영은 2021시즌 70경기에서 65이닝을 소화하며 7승3패2세이브27홀드, 평균자책점(ERA) 2.22를 기록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지만, 이닝은 가장 적었다. 류지현 감독은 야수 출신 사령탑이 부임 첫해 으레 겪는 투수들의 과부하를 개막 이전부터 경계했다.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지 않은 덕에 정우영은 후반기는 물론 포스트시즌까지 지친 기색 없이 맹렬한 투구를 이어갔다. 데뷔 후 가장 많은 승수와 홀드를 신고했으며 ERA 역시 가장 낮은, 그야말로 커리어하이 시즌이었다.

각종 기록이 따라왔다. 정우영은 지난해 65경기에서 20홀드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같은 고지를 넘어섰다. 20홀드는 준수한 불펜투수의 훈장인 동시에 한 시즌 팔과 어깨에 적잖은 부담이 갔다는 의미다. 2년 연속 20홀드가 의외로 적은 이유인데, 정우영은 역대 7호이자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아울러 27홀드는 트윈스 프랜차이즈 최다 기록이다.


정우영 스스로도 올 시즌은 합격점을 줄 만했다. 그는 “전반기엔 내 스스로 제구 불안이 있었다.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렸다. 전반기를 마친 뒤 생각을 정리하면서 편한 마음으로 후반기를 준비하려 했다. 자신감 있게 공을 던지며 구속도 올랐고 제구 확신도 생겼다. 점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돌아봤다.

정우영은 현재 시즌 중 부족했던 부분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근육량을 늘리고 있다. 12월부터 운동을 시작해 가동성과 유연성을 강화한 그는 본격적으로 웨이트트레이닝에 시동을 걸었다. 3년 연속 60이닝을 넘긴 것이 부담될 법도 한데 “회복기간을 잘 보내서 아픈 곳은 없다”고 밝혔다.

각종 기록을 세웠지만 늘 그랬듯 ‘팀 퍼스트’다. 정우영은 “기록은 생각도 못했다. 주어진 역할을 열심히 하다보니 좋은 기록을 세웠다. 지금까지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믿어주신 덕분이다. 팀 동료들이 도와준 덕에 기록을 쌓았다. 감사드린다”는 말로 인사를 전했다.


시즌 중에도, 마친 뒤에도 정우영은 ‘자신감’을 언급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구종 추가에 대한 욕심을 매순간 드러냈는데, 이제는 자신의 무기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가 지금처럼 날카롭다면 그토록 열망했던 체인지업 장착 없이도 타자들을 상대하기에 충분하다. 정우영도 “구종을 추가할 생각은 없다. 기존의 투심과 슬라이더를 더 확실하게 던지는 것이 우선 목표다. 슬라이더의 각과 완급을 잘 조절하면 타자들과 승부가 가능하다고 느꼈다”고 자신했다.

내년 목표는 당연히 팀 우승, 그리고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엔트리 승선이다. 정우영은 “국가대표로 뽑힌다면 굉장히 영광스러울 것 같다. 우리나라를 대표해 좋은 성적을 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리그 최고의 불펜투수. 다치지만 않는다면 정우영의 다짐은 가시권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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