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컵 결승서 韓 지도자 맞대결 무산…박항서의 베트남, 라이벌 태국에 밀려 탈락

입력 2021-12-27 15: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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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스즈키컵) 결승전에서 기대됐던 한국인 지도자간 맞대결은 무산됐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26일(한국시간)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 2차전에서 태국과 0-0으로 비겨 1차전 0-2 패배를 극복하지 못한 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18년에 이은 대회 2연패는 물거품이 됐다.

베트남은 전반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골을 노렸다. 강력한 전방압박으로 태국 수비를 괴롭혔고, 수차례 기회를 잡았다. 여기에 태국 주전 골키퍼 챠차이 부드프롬이 전반 33분 만에 부상으로 빠지면서 베트남에 행운이 깃드는 듯했다.

그러나 결정력이 아쉬웠다. 베트남은 경기 내내 15개의 슛을 시도했지만, 태국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2골의 여유를 안고 있던 태국은 느긋하게 경기를 운영했고, 베트남은 시간이 흐를수록 조급해졌다. 경기 막판 베트남은 롱패스를 이용한 무리한 공격전개로 소중한 공격 기회를 허비했다.

경기 후 박 감독은 “패배한 감독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패장은 원래 말이 없다”며 “준결승에서 탈락한 것은 실패라고 생각한다. 나와 선수들 모두 실패를 인정하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베트남의 탈락으로 스즈키컵 결승에서 한국인 지도자간 맞대결은 무산됐다.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는 25일 개최국 싱가포르와 준결승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4-2로 이긴 뒤 결승 상대가 정해지길 기다렸다. 신 감독은 베트남-태국의 2차전을 직접 관전했다.

결과적으로 조별리그(B조)에서 신 감독과 맞대결이 박 감독의 발목을 잡았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15일 맞붙어 0-0으로 비겼다. 당시 신 감독은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를 인정하고 수비를 우선하는 실리적 전략을 들고 나와 베트남의 파상공세를 막았다. 인도네시아에 밀려 B조 2위에 그친 베트남은 준결승에서 A조 1위이자 동남아시아 축구 최강인 태국을 만났다.

이로써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29일과 내년 1월 1일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결승 1·2차전을 치르게 됐다. 역대 5차례 준우승을 경험한 인도네시아는 첫 우승을, 최다 우승팀(5회)인 태국은 6번째 정상 등극을 노린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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