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옵션’ 선제안, KT 황재균, “처음부터 잔류 생각뿐…우승 더 하겠다” [SD 인터뷰]

입력 2021-12-28 16: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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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황재균. 스포츠동아DB

프로 16년차. 어느 팀에 가든 베테랑의 역할을 수행하는 자원이지만 지난해까지는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그 간절함을 이룬 만큼, 함께 우승을 만든 팀을 떠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외부에서 여러 잡음이 흘러나왔지만, 그의 심지는 굳건했다. 황재균(34·KT 위즈)은 내년에도 ‘팀 KT’의 중심이다.

먼저 제안한 우승 옵션, 팀 KT에 진심이었던 황재균

황재균은 27일 KT와 4년 총액 60억 원(계약금 25억·연봉 총액 29억·인센티브 6억)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마쳤다. 이숭용 KT 단장은 “통합우승을 함께 이뤄낸 내야수와 FA 계약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스토브리그 개장 한 달 만에 이뤄진 합의. 협상 초기만 해도 이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KT는 황재균이, 황재균은 KT가 필요했다. ‘잔류’라는 대전제가 양측 모두에 있었기 때문에 이견을 좁히는 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 사이 타 팀과 협상 중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썰’이 한창이었지만, 양측 모두 의지가 강했다.


28일 스포츠동아와 연락이 닿은 황재균은 “처음부터 KT에 남을 생각이었다. KT와만 협상을 시작했고, 계약을 두고 사소한 이견을 맞춰가는 과정이었다. 창단 첫 우승을 함께 이룩한 멤버들과 한 번 더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고 말했다.


그 증거는 우승 옵션이었다. 황재균의 인센티브 6억 원 중 일부는 우승 옵션이다. 황재균 측이 먼저 제안했다. 그는 “우승을 하면 그 금액을 받아갈 수 있고, 반대로 결과가 따르지 않을 경우 그만큼 줄어든다. 하지만 이 팀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워낙 컸기 때문에 내가 먼저 그 내용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비시즌 ‘나 혼자 산다’를 비롯한 각종 TV 프로그램에 출연 중이지만, 황재균은 이미 운동을 시작한지 오래다. 한국시리즈 종료 후 딱 일주일만 개인적 시간을 보냈고, 이후 몸만들기에 한창이었다. 그는 “어차피 내년에도 KT에서 야구를 할 것은 당연했다. 촬영이 있는 날에도 어떻게든 운동하며 몸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스포츠동아DB

잔소리하던 선배 없이도 구축된 KT 문화

KT는 2021년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황재균의 커리어 첫 우승. “흔히 느낄 수 없는 감정이었다. 어떤 경험과 비교해도 특별했다. 이 멤버들과 한 번 더 역사를 쓰고 싶은 마음뿐”이라는 그의 말에는 진심이 가득 담겨있다.


그도 그럴 것이 수원KT위즈파크 곳곳에는 황재균의 흔적이 가득하다. 2018년 황재균이 처음 FA 계약을 하고 KT에 왔을 때만 해도 신생팀의 티를 벗지 못한 막내 구단이었다. 꼴찌가 당연하게 느껴졌던 팀. 하지만 2019년 창단 첫 5할 승률을 시작으로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올해는 우승까지 이뤘다. 그는 “이미 이 팀의 문화는 많이 구축됐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위해 27일 야구장에 갔는데, 그때도 운동하는 선수들이 많았다”며 “KT 합류 초창기만 해도 ‘웨이트트레이닝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제 애들이 먼저 알아서 한다”며 웃었다.


2022년 목표는 단 하나. 우승이다. 황재균은 “개인 성적에 욕심을 버린지는 오래다. 팀 KT의 일원이다. 팀 성적이 좋다는 것은, 개인들이 좋은 성과를 냈다는 것 아니겠나. 내년에도 정상에서 동료들과 웃고 싶다”며 웃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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