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을 빛낸 ‘케이 밈’ 베스트⑤

입력 2021-12-3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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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인터넷 세계를 주름잡은 밈(meme)은 연예계에서 두루 탄생했다. 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①걸그룹 에스파 노래 ‘넥스트 레벨’의 디귿(ㄷ) 춤. ②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의 유행어 제조기인 ‘1번 참가자’ 오영수. ③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 댄서들이 유행시킨 ‘헤이마마’ 춤. ④개그맨 김해준의 ‘부캐’(제2의 캐릭터) 카페사장 최준. ⑤방탄소년단 진의 메가 히트곡 ‘슈퍼참치’이다. 사진출처|에스파·김해준·방탄소년단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사진제공|넷플릭스·엠넷

‘오겜’ 오영수 “우리 다 죽어”…표정 관건
‘헤이 마마’ 도입부만 나오면 몸이 저절로
최준 “어? 예쁘다”…그윽한 눈빛 포인트
백신으로 더 유행탄 넥스트레벨 ‘디귿춤’
BTS 진 ‘슈퍼참치’ 제2의 아기상어 탄생
트렌드에 뒤처지고 싶지 않다면 ‘밈’(meme)의 흐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밈은 유튜브, SNS,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특정 콘텐츠를 패러디하며 공유하는 놀이문화를 뜻한다. 별다른 설명 없이 ‘툭’ 남겨도 상대방이 곧바로 이해할 만큼 유명한 사진이나 영상, 신조어를 가리킨다. 올해 온라인을 달군 대표 밈을 통해 연예계 트렌드를 다시 되짚었다. 아래 소개하는 밈만 익혀도 연말연초에 있을 각종 ‘랜선 모임’에서 ‘인싸’(인사이더)가 될 수 있다. 이중에는 ‘케이(K) 콘텐츠’의 세계적 유행에 따라 해외 누리꾼도 열광시킨 ‘케이 밈’도 있다.


● “이러다가는 우리 다 죽어!”

올해 세계를 휩쓴 밈은 역시 인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속에서 나왔다. 수많은 명장면과 유행어가 세계 곳곳에서 패러디됐지만, 밈의 세계 최강자는 따로 있다. 이정재도, 정호연도 아닌 바로 ‘1번 참가자’ 오영수이다. 게임 참가자들이 서로를 공격하자 높게 쌓아 올린 침대에 올라가 “그만해! 나 무서워. 이러다가는 우리 다 죽어!”라고 외치는 장면은 한 번쯤 따라 해 봤을 법하다.

연기력이 필요하다. 허스키한 목소리로 공포에 질린 표정을 더해야 비로소 밈이 완성된다. 실제 고소공포증이 있는 오영수가 높은 세트장에 겁이 나 절로 연기했다는 비화를 되새기면 더욱 효과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도 굳이 연말연시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들을 향해 외쳐보자. 조금은 속이 시원해질 것이다.


● 춤꾼도 정치인도…너도나도 ‘헤이 마마’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본 사람은 없다. 전국에 춤 열풍을 몰고 온 바로 그 춤, ‘헤이 마마’(Hey mama) 음악에 맞춰 온몸을 신명나게 흔들던 ‘언니들’의 떼춤 영상 말이다.

댄서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서 댄스팀 ‘웨이비’의 리더 노제가 서바이벌 미션을 위해 짠 안무가 ‘대박’을 터트렸다. 춤뿐만 아니라 2014년 발표된 다비드 게타의 곡 역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도배했고, 이제는 곡의 도입부만 흘러나오면 자동으로 춤 동작이 나오는 ‘국민 율동’이 됐다.

‘춤 좀 춘다’는 가수들도 너도나도 ‘헤이 마마’ 춤을 따라해 챌린지 열풍으로 이어졌고, 최근에는 대선 주자들도 체조에 가까운 동작을 선보이며 춤을 따라하고 나섰다. 덕분에 안무를 짠 노제는 “광고를 골라 촬영”하는 10억원대의 ‘CF 퀸’으로 우뚝 섰다.

놀라운 사실 하나, ‘헤이 마마’ 춤이 아무리 대히트를 쳐도 안무 저작권의 모호한 기준으로 인해 노제는 ‘1원’도 받지 못했다.


● 최준…“어? 예쁘다”

앞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쓸어 넘긴 ‘쉼표머리’ 모양을 한 남자가 어느 날 혜성처럼 나타나 공효진, 이성경 등 톱스타를 비롯한 뭇 여성들의 마음을 훔쳤다. 카페사장 최준으로 개그맨 김해준의 부캐(제2의 캐릭터)이다. 1월 유튜브 계정 ‘김해준’을 통해 최준의 브이로그(일상을 담은 영상) 콘텐츠를 내놓으면서 화제몰이를 시작했다. 소개팅 상대와 영상통화를 하는 콘셉트다.

온라인상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는 “어? 예쁘다”이다. 그윽하게 상대방을 쳐다보며 눈을 깜빡이는 게 포인트다. 여기에 나지막하고 느끼한 말투는 애교이고, 코가 막힌 듯 맹맹한 목소리와 자신감 넘치는 행동은 덤이다. 삼박자를 고루 챙겨야 최준의 치명적인(?) 매력을 따라 할 수 있다. “철이 없었죠, 커피를 좋아해서 유학 갔다는 게”라는 유행어도 있다. ‘유학파’라는 장점을 은근슬쩍 강조하는 화법이다. 꼭 어필하고 싶은 자랑거리를 내보일 때 쓰기 좋다.


● ‘넥스트 레벨’…디귿(ㄷ) 춤

걸그룹 에스파가 5월 내놓은 노래 ‘넥스트 레벨’의 포인트 안무다. 팔을 디귿자 형태로 만들고,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치켜 올려 추는 춤이다. 유연성이 없으면 일그러진 디귿자가 만들어지니 주의가 필요하다. 후렴구인 “암 온 더 넥스트 레벨, 예”(I‘m on the Next Level, Yeah)의 노랫말이 나올 때 “넥스트”라는 단어에 맞춰 디귿자로 팔을 꺾어주면 된다.

중독성 있는 노래와 안무가 인기를 끌면서 태연, 바다 등 선배 가수들뿐 아니라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서 패러디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자 밈은 더욱 진가를 발휘했다. 백신을 접종한 팔의 통증이 심해 디귿 춤을 추지 못한다는 후기가 온라인상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실제로 백신을 맞고 디귿 춤을 출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사람들의 영상이 SNS에 수없이 올라왔다. 백신을 맞고 디귿 춤이 춰진다면 그때가 바로 몸이 완전히 회복한 순간이다.


● ‘제2의 아기상어’…BTS급 ‘슈퍼 참치’

‘참치 한 마리’가 전 세계의 아기들을 비롯해 여성 팬들까지 사로잡았다.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의 맏형 진이 자신의 생일(4일)을 맞아 팬클럽 아미를 위해 무료로 공개한 ‘슈퍼 참치’가 ‘슈퍼 메가 히트곡’이 될지 아무도 몰랐다.

각종 유튜브에서는 ‘슈퍼 참치’를 배경음악으로 깔고 대형 ‘참치’와 각자의 사진을 합성하거나 배에서 참치를 잡는 모습 등을 패러디해 저마다 놀이에 흠뻑 빠져있다.

호기심을 끄는 것은 진이 대놓고 “퀼리티 낮은 B급 감성의 노래”를 담아 “부끄러움은 내 몫”이라고 했던 ‘슈퍼 참치’가 최근 한국 솔로 아티스트 최고의 대기록을 썼다. 유튜브 등 각종 SNS에서 춤을 따라하는 ‘챌린지 열풍’을 넘어 케이팝 솔로가수의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월드뮤직어워드(World Music Awards)에 따르면 ‘슈퍼 참치’는 공개 후 16일 동안 ‘전 세계 유튜브 음악부문 인기 동영상’(월드와이드 유튜브 뮤직)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선배 가수 싸이의 기록도 깼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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