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도 생각하고 힐링도 하고…아이와 떠나는 ‘친환경 여행지’ 4곳

입력 2021-12-31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폐정수장을 재활용해 환경생태공원으로 탈바꿈시킨 선유도 공원. 지하1층부터 지상1층까지 조성한 울산 세대공감창의놀이터의 그물놀이터. 과거 석유가 가득 찼던 탱크였던 마포 문화비축기지의 T4 내부. 서귀포 빛의벙커에서 샤갈의 그림을 테마로 한 미디어 아트 앞에 선 아이들(위에서 아래로).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서울 선유도공원·문화비축기지

폐정수장·석유 저장 공간 새 단장
생태공원 거닐고 전시·공연 체험

■ 울산 세대공감창의놀이터

음식물 처리장이 ‘문화 공간’으로
집 설계·시공 등 놀이 프로 다양

■ 제주 서귀포 빛의벙커

수년간 방치된 케이블 관리 시설
빛·음악 가득한 궁전으로 탈바꿈
올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 ‘미닝아웃’(Meaning Out, 소비를 통해 신념이나 가치관을 노출) 트렌드는 2022년에도 더욱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여행도 마찬가지다. 환경을 생각하며 지속가능한 여행을 추구하는 경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년을 맞아 모처럼 가족과 오붓한 나들이나 여행을 생각한다면 이처럼 ‘가치소비’를 할 수 있는 여행지들은 어떨까.

최근 몇 년간 폐건물이나 버려진 산업시설을 도시재생을 통해 되살려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다시 태어난 여행지’들이 주목받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찾아가 나들이의 즐거움과 환경의 소중함을 느낀다면 새해에 걸맞는 뜻깊은 경험이 될 것이다.


● 서울, 폐정수장과 석유비축기지의 변신

2002년 개장한 영등포 선유도공원은 서울시민의 수돗물을 생산하던 폐정수장을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꾸몄다. 물속 불순물을 가라앉혀 제거하던 약품 침전지는 ‘수질 정화원’으로 변신했다. 정수지는 상판 지붕을 들어내고 기둥만 남겨 ‘녹색 기둥의 정원’으로, 침전지는 ‘시간의 정원’으로 바꾸었다. 두 곳 모두 인기 포토 존이다. 농축조와 조정조를 재활용한 ‘환경 교실’과 ‘환경 놀이마당’, 취수 펌프장을 리모델링한 카페 ‘나루’도 인상적이다.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 서쪽 매봉산 자락에는 1970년대 건설한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있었다. 이 거대한 산업시설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준비하면서 폐쇄됐다. 이후 한동안 버려진 폐시설이던 곳이 2017년 ‘마포 문화비축기지’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도심 속 생태 문화공원이다. 석유를 저장하던 탱크시설(T1∼T5)은 전시와 공연이 열리는 예술 공간이 되었다. 탱크 원형이 그대로 남은 T3를 비롯한 공간이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탱크 T1과 T2를 해체할 때 나온 철판으로 만든 T6에는 카페와 강의실, 회의실, 생태 도서관 ‘에코라운지’ 등을 갖춘 커뮤니티 센터가 들어섰다.


● 울산, 혐오시설이 매력공간으로

울산의 ‘세대공감창의놀이터’는 혐오시설이던 음식물 처리장이 도시 재생 프로젝트로 새롭게 태어난 곳이다. 울산 북구가 주민 의견을 수렴해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꾸었다. 어린이를 위한 친환경 놀이 공간, 가족 중심 공동체와 문화예술 활동 체험 공간을 지향한다. 유아와 어린이를 위한 그물놀이터와 나무놀이터가 상설 운영되는데 아이보다 학부모에게 더 사랑받는다.

이곳은 다양한 기획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학생들이 집을 설계하고 시공하는 ‘청소년 건축학교’, 지구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생존 기술을 습득하는 ‘지구별 생존기’, 부자가 더욱 가까워지는 ‘아빠와 함께하는 1박 2일 놀이캠프’ 등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인근 정자항은 울산 북구의 대표적 항구로 남쪽 방파제의 귀신고래등대가 명물이다. 강동화암주상절리는 동해안에서 가장 오래된 주상절리로 수평이나 수직으로 형성된 다양한 생김새가 볼 만하다.


● 서귀포, 어둠의 벙커에서 궁전으로

서귀포 ‘빛의벙커’는 원래 KT가 국가 통신망을 운용하기 위해 해저 광케이블을 관리하던 국가 기간 시설이었다. 철근콘크리트 단층 건물로 1990년 완공했다. 가로 100m, 세로 50m, 높이 10m로 벽 두께가 3m에 이른다. 보안을 위해 건물 위에 흙을 덮고 나무를 심어 마치 산의 일부처럼 위장했다. 존재 자체가 일반에 알려지지 않았던 이 건물은 2000년 초부터 방치되다가 2012년 민간에 불하되면서 공개됐다.

2015년 제주커피박물관 바움이 옛 사무실과 숙소동에 입주했고, 2018년에 빛의벙커가 개관했다. 빛의벙커는 개관 기념 전시로 ‘구스타프 클림트―색채의 향연’과 2019년 ‘빈센트 반 고흐―별이 빛나는 밤’을 열었다. 현재 르누아르와 모네, 샤갈, 클레 등의 작품을 미디어 아트로 전시한다. 빛의벙커 옆 제주커피박물관 바움은 창이 넓어 숲을 바라보며 커피 마시기 좋다.

광치기해변은 빛의벙커에서 가장 가까운 해변이다. 이끼 낀 빌레(너럭바위)와 성산일출봉이 장관이다. 본태박물관은 전통 공예품과 거장의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한다. 2관 2층 통로에서 보이는 제주 바다 뷰가 일품으로 소문났다.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은 제주의 다양한 간식을 맛볼 수 있는 ‘먹부림’ 천국이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뉴스스탠드